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은 25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불씨를 되살릴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미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윤 후보가 어떻게든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표용지 인쇄를 앞둔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게 당내 전반적인 기류로 평가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가운데 단일화 없이는 불안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인사 나누는 윤석열-안철수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38%, 윤 후보는 37%로 초접전이다.
지난달 4∼6일 조사부터 시작된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6주 만에 처음 꺾였는데 단일화 결렬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나. 우리가 계속 안 후보에게 구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여전히 공개적으로 안 후보의 사퇴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고, 안 후보는 “이미 시간이 다 지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에 안철수 대표가 뭐 출마를 포기한다든지 한다면 그에 대해 적절한 예우를 하겠다가 공식적인 저희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발언하는 윤석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결국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안 후보를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 후보도 최근에 다시 주변에 “나한테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투표용지 인쇄 이후에는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윤 후보가 주말에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윤 후보의 현재 일정을 고려하면 서울·인천 유세가 예정된 26일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27일에는 열정열차를 타고 경북 거점을 순회한 뒤 현지에서 1박을 하고 28일 강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완주 의지를 피력해온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만나러 지방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26일 담판’ 외에는 뾰족한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접촉 방식도 중요하다고 본다.
안 후보는 예고 없는 자택 방문 등 보여주기식 만남에 큰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윤 후보가 무작정 나타날 경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일화는 밑에 사람 왔다 갔다 한다고 될 일이 아니고 후보가 정치력이 있으면 푸는 것”이라며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두 후보 모두 이날 저녁에 예정된 TV토론을 앞두고 별 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보는 눈이 많은 토론장에서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윤 후보가 모처럼의 자리에서 안 후보와 교감을 형성하며 추후 만남 약속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안철수, 도산안창호기념관 참배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5일 밤 대선 후보 4자 TV 토론에서 ‘핵 공유’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여전히 주장하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윤 후보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다행이다. 그렇게 말씀했다는 기사를 봐서요”라며 “유럽식 핵 공유도 수송과 투발은 유럽이 맡아도 핵 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 새로 말씀하신 핵 공유는 어떤 것인가”라고 다시 물었다.
윤 후보는 “저한테 물은 것인가”라며 “저는 핵 공유 얘기한 적 없다. 안 후보에게 여쭤보라”고 답변을 넘겼다.
이 후보는 “하도 왔다 갔다 하셔서”라고 저격했고, 윤 후보는 “왔다 갔다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윤 후보와 북핵 대응 전략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먼저 핵공유를 언급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북핵 확장 억제의 구체적 방안은 어떤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술핵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에 확장 억제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핵의 사용과 그 절차에 대해 우리가 깊은 관여와 참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장 억제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안 후보는 “저는 이런 확장 억제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확실하게 핵 공유 협정이 필요하다”며 “지금 하시는 말씀은 오히려 미국 본토에 있는 ICBM을 쓰자는 것이라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전술핵 규모로 대응하는 게 시간상으로 더 적게 걸린다”고 지적하고, 안 후보가 “잘 모르는 말씀이다. 미군기에 탑재된 핵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협의해서 사용할 건지 의논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거듭 이견을 노출했다.
이야기 나누는 안철수와 윤석열(서울=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휴대폰을 보여주며 이야기하고 있다.2022.2.25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국민의힘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에서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보고서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던 지난 5년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일갈했다.
선대본부 황규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그렇게나 탈원전을 포기하라고 이야기할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우크라이나 사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이제 와 ‘원전이 주력전원’이란다”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애써 탈원전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 또한 그럴싸한 말로 국민을 여전히 속이려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실패는 인정하기 싫고, 대선 국면에서 탈원전 정책이 심판대에 오를 것 같으니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차라리 솔직하게 국민 앞에 탈원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위기 상황에서 기댈 곳은 원전밖에 없다는 것을 털어놓으시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침공 개시 후 검은 연기 치솟는 우크라 군공항(하르키우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러시아명 하리코프) 인근 추기예프 군 공항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2.2.24 leekm@yna.co.kr
우크라, 미국에 첨단 방공망 지원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
전·현직 관료들 “러시아에 첨단 무기 넘어갈까봐 주저”
24일(현지시간) 개시된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여러 곳이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의 ‘오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크림반도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완패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에 첨단 지대공 미사일 등 방공 무장을 지원해달라고 계속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런 서방의 첨단 핵심 전략 자산이 자칫 러시아 손에 들어갈 수도 있고 우크라이나군이 이런 무기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을 지 의심해 지원을 주저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반발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이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였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러시아로서는 모스크바에서 1천㎞도 떨어지지 않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첨단 미사일이 배치되는 상황은 ‘악몽’에 가깝기 때문이다.
NBC방송은 이같이 미국이 주저하다 우크라이나 방공 체계는 첨단화에 실패했고 결국 이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패착으로 이어졌다는 게 미국 등 서방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지상군 투입에 앞서 상대를 미사일과 포격으로 먼저 제압하는 작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첨단 방공체계가 있었다면 러시아가 침공 방침을 재고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3∼2016년 나토군 최고사령관 겸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필립 브리드러브는 “나토와 당시 연루됐던 개별 각국은 기회를 놓쳤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다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도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빠르게 했다면 현재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반도 사태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방공망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제안을 참모진에게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수장 존 브레넌은 미국은 이런 무기가 러시아의 손아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2015년 2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무장 지원하면 그게 적절히 사용될 것이라 보장할 수 있나. 이런 무장이 다른 세력에게 넘어가 악용되거나, 우크라이나 정부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공격적 행동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나”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이런 무장 지원보다는 경제 제재가 효과적일 것이라 봐 우크라이나에 방공체계가 아니라 야간 투시경과 방호복 정도만 지원했다.
러시아 침공 개시 후 불길 치솟는 우크라 남부 군사시설(마리우폴 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공항 인근 군사시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2.2.24 leekm@yna.co.kr
비영리 연구기관인 CNA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먼은 당시에는 이런 판단이 틀리지 않았을지라도 이후 몇 년이 지나는 사이 추가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을 제공하긴 했지만, 끝내 대공방어 체계는 내놓지 않았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도 굼떴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브리디스 전 최고사령관은 미 정보기관들이 이미 6개월 전 러시아가 침공을 계획 중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그 시점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미사일 등 첨단 방공 체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6개월간 그들의 손에 적절한 무기를 쥐여주려고 사력을 다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오바마 행정부와 비슷한 우려로 방공 체계 현대화에 주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NBC방송은 해석했다.
지난달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비공개 의회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첨단 무기를 제대로 수용할 역량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