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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불탄 탱크 널브러진 군인 시신…’우크라 전쟁’ 24시간의 참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지역의 국경수비대 근무시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2년 유럽에서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24일(현지시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과거의 전쟁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폭격에 불타는 건물들, 널브러진 시신들, 방공호로 대피한 공포에 질린 얼굴들. 그 장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퍼져나가면서 세계인에게 동시간대에 공포와 경악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서쪽을 제외한 동, 북, 남부가 동시에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한 북부에서는 러시아군 수송부대가 T-72B 탱크와 MT-L 화력통제차를 이끌고 국경을 넘어 진격했습니다.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교전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지상에선 탱크와 박격포가 불을 뿜었고 공중에선 공격 헬기가 섬광탄을 터뜨리며 돌격했습니다.

거리엔 불탄 탱크와 숨진 군인들의 시신이 방치돼 있었습니다.

러시아군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초저공으로 날아가 군사 시설물로 추정되는 곳을 타격해 굉음과 거대한 불기둥이 솟구치는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러시아군 전투기의 폭격에 놀란 아이의 비명도 들립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는 짓밟혔고, 국민들은 전쟁의 충격과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개전 후 24시간 동안의 참상을 로이터통신과 여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재구성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김건태·전석우>

[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중립국 논의’ 언급…러 “긍정적 방향”

러시아의 침공 상황 대국민 브리핑하는 우크라 대통령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의 침공 상황을 설명하는 대국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25일 제공 영상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에 대해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한 화상 연설에서 “오늘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는 그에 대해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두렵지 않으며 러시아와 대화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 우리 국가의 안전 보장과 같은 그 어떤 것을 논의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회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나는 우리의 모든 파트너에게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고 우리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말했다”며 “또 그들에게 ‘우리와 함께 하느냐’ 묻자 그들은 ‘그렇다’고 답했지만, ‘동맹 회원이 되도록 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27명의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인지 물었지만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지도부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를 포함해 러시아가 공식화한 문제를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가 침공한 주요한 배경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중립국’ 발언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 “긍정적 방향으로 가는 움직임”이라며 “그런 언급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이를 분석해봐야 해 더는 말할 게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가 중립국 지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젤렌스키는 안보 협상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우크라 침공] 러, 우크라군에 사실상 ‘항복’ 요구

(키예프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도심에서 우크라이나 병사가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2022.2.25

러 외무 “무기 내려놓는 즉시 협상 하겠다” 압박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사실상 항복하라고 요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해 저항을 끝내고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아무도 그들을 공격하거나 탄압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도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을 명령하면서 ‘비무장화’를 작전 개시의 목표로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정권은 신나치 세력, 미국이 이끄는 서방 등 두 가지 외부의 통제에 복속됐다”라며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내일의 운명을 결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이 인명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尹, 단일화 주말담판 고심…오늘밤 TV토론서 安과 교감할까

토론 준비하는 윤석열-안철수

이르면 주말 접촉 시도할 듯…27∼28일엔 경북·강원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은 25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불씨를 되살릴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미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윤 후보가 어떻게든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표용지 인쇄를 앞둔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게 당내 전반적인 기류로 평가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가운데 단일화 없이는 불안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인사 나누는 윤석열-안철수
인사 나누는 윤석열-안철수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38%, 윤 후보는 37%로 초접전이다.

지난달 4∼6일 조사부터 시작된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6주 만에 처음 꺾였는데 단일화 결렬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나. 우리가 계속 안 후보에게 구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여전히 공개적으로 안 후보의 사퇴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고, 안 후보는 “이미 시간이 다 지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에 안철수 대표가 뭐 출마를 포기한다든지 한다면 그에 대해 적절한 예우를 하겠다가 공식적인 저희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발언하는 윤석열
발언하는 윤석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결국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안 후보를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 후보도 최근에 다시 주변에 “나한테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되는 투표용지 인쇄 이후에는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윤 후보가 주말에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윤 후보의 현재 일정을 고려하면 서울·인천 유세가 예정된 26일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27일에는 열정열차를 타고 경북 거점을 순회한 뒤 현지에서 1박을 하고 28일 강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완주 의지를 피력해온 안 후보가 윤 후보를 만나러 지방을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26일 담판’ 외에는 뾰족한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접촉 방식도 중요하다고 본다.

안 후보는 예고 없는 자택 방문 등 보여주기식 만남에 큰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윤 후보가 무작정 나타날 경우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일화는 밑에 사람 왔다 갔다 한다고 될 일이 아니고 후보가 정치력이 있으면 푸는 것”이라며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두 후보 모두 이날 저녁에 예정된 TV토론을 앞두고 별 일정 없이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보는 눈이 많은 토론장에서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윤 후보가 모처럼의 자리에서 안 후보와 교감을 형성하며 추후 만남 약속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안철수, 도산안창호기념관 참배
안철수, 도산안창호기념관 참배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022년 2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안창호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핵공유 공방…李 “하도 왔다갔다 하셔서” 尹 “그런 적 없다”

주먹인사하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安 “핵 공유 협정 필요” 주장에 尹 “전술핵으로 대응”

安, 尹 직격 “美본토 ICBM 쓰자는 것 도저히 이해 가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5일 밤 대선 후보 4자 TV 토론에서 ‘핵 공유’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여전히 주장하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윤 후보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다행이다. 그렇게 말씀했다는 기사를 봐서요”라며 “유럽식 핵 공유도 수송과 투발은 유럽이 맡아도 핵 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 새로 말씀하신 핵 공유는 어떤 것인가”라고 다시 물었다.

윤 후보는 “저한테 물은 것인가”라며 “저는 핵 공유 얘기한 적 없다. 안 후보에게 여쭤보라”고 답변을 넘겼다.

이 후보는 “하도 왔다 갔다 하셔서”라고 저격했고, 윤 후보는 “왔다 갔다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윤 후보와 북핵 대응 전략을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먼저 핵공유를 언급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북핵 확장 억제의 구체적 방안은 어떤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윤 후보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술핵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에 확장 억제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핵의 사용과 그 절차에 대해 우리가 깊은 관여와 참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장 억제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안 후보는 “저는 이런 확장 억제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확실하게 핵 공유 협정이 필요하다”며 “지금 하시는 말씀은 오히려 미국 본토에 있는 ICBM을 쓰자는 것이라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전술핵 규모로 대응하는 게 시간상으로 더 적게 걸린다”고 지적하고, 안 후보가 “잘 모르는 말씀이다. 미군기에 탑재된 핵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협의해서 사용할 건지 의논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거듭 이견을 노출했다.

이야기 나누는 안철수와 윤석열
이야기 나누는 안철수와 윤석열(서울=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휴대폰을 보여주며 이야기하고 있다.2022.2.25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국힘 “‘탈원전 포기’ 들은 척도 않더니…지난 5년 자기부정”

국민의힘 선대본부 황규환 대변인

국민의힘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에서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보고서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던 지난 5년에 대한 자기부정”이라고 일갈했다.

선대본부 황규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그렇게나 탈원전을 포기하라고 이야기할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우크라이나 사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이제 와 ‘원전이 주력전원’이란다”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애써 탈원전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 또한 그럴싸한 말로 국민을 여전히 속이려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실패는 인정하기 싫고, 대선 국면에서 탈원전 정책이 심판대에 오를 것 같으니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차라리 솔직하게 국민 앞에 탈원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위기 상황에서 기댈 곳은 원전밖에 없다는 것을 털어놓으시라”고 덧붙였다.

[속보] 문대통령 “원전이 향후 60년 주력 전원…충분히 활용”

문대통령 "원전이 향후 60년 주력 전원…충분히 활용"[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 침공] 러 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미, 뒤늦은 후회”

러시아 침공 개시 후 검은 연기 치솟는 우크라 군공항(하르키우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러시아명 하리코프) 인근 추기예프 군 공항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2.2.24 leekm@yna.co.kr

우크라, 미국에 첨단 방공망 지원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

전·현직 관료들 “러시아에 첨단 무기 넘어갈까봐 주저”

24일(현지시간) 개시된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주요 도시 여러 곳이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의 ‘오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크림반도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완패하자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에 첨단 지대공 미사일 등 방공 무장을 지원해달라고 계속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런 서방의 첨단 핵심 전략 자산이 자칫 러시아 손에 들어갈 수도 있고 우크라이나군이 이런 무기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을 지 의심해 지원을 주저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반발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이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였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러시아로서는 모스크바에서 1천㎞도 떨어지지 않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첨단 미사일이 배치되는 상황은 ‘악몽’에 가깝기 때문이다.

NBC방송은 이같이 미국이 주저하다 우크라이나 방공 체계는 첨단화에 실패했고 결국 이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패착으로 이어졌다는 게 미국 등 서방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지상군 투입에 앞서 상대를 미사일과 포격으로 먼저 제압하는 작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첨단 방공체계가 있었다면 러시아가 침공 방침을 재고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3∼2016년 나토군 최고사령관 겸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필립 브리드러브는 “나토와 당시 연루됐던 개별 각국은 기회를 놓쳤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다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도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빠르게 했다면 현재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림반도 사태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방공망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제안을 참모진에게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수장 존 브레넌은 미국은 이런 무기가 러시아의 손아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2015년 2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무장 지원하면 그게 적절히 사용될 것이라 보장할 수 있나. 이런 무장이 다른 세력에게 넘어가 악용되거나, 우크라이나 정부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공격적 행동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나”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이런 무장 지원보다는 경제 제재가 효과적일 것이라 봐 우크라이나에 방공체계가 아니라 야간 투시경과 방호복 정도만 지원했다.

러시아 침공 개시 후 불길 치솟는 우크라 남부 군사시설
러시아 침공 개시 후 불길 치솟는 우크라 남부 군사시설(마리우폴 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공항 인근 군사시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2.2.24 leekm@yna.co.kr

비영리 연구기관인 CNA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먼은 당시에는 이런 판단이 틀리지 않았을지라도 이후 몇 년이 지나는 사이 추가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을 제공하긴 했지만, 끝내 대공방어 체계는 내놓지 않았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도 굼떴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브리디스 전 최고사령관은 미 정보기관들이 이미 6개월 전 러시아가 침공을 계획 중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그 시점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미사일 등 첨단 방공 체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6개월간 그들의 손에 적절한 무기를 쥐여주려고 사력을 다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오바마 행정부와 비슷한 우려로 방공 체계 현대화에 주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NBC방송은 해석했다.

지난달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비공개 의회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첨단 무기를 제대로 수용할 역량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 침공]우크라 “러군 체르노빌 원전 점령…공격으로 안전위험”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훈련하는 우크라 군인들

남부 헤르손으로도 러군 진입, 크림반도 용수 확보…”우크라 지상 군사시설 83곳 파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쪽에서 남쪽으로 진군하며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포돌랴크 고문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 점령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군인들은 지난 1986년 원전 참사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그들의 목숨을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부터 원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1개 정찰 소대가 체르노빌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km,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1986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폭발한 원자로 4호기에선 사고 직후 핵연료와 핵물질이 남아있는 원자로 위에 급하게 씌웠던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져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을 했으며, 2019년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그래픽]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
[그래픽]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큰 손실을 보았다면서 상당수 군용기와 장갑차량을 잃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예프 인근 비행장을 두고 러시아군과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하리코프 부근에서 러시아군 탱크 4대를 파괴했으며 루간스크 지역 인근 마을에서 러시아군 50명을 사살하는 한편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6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격추된 군용기나 파괴된 탱크는 없다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측 인명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40명의 군인과 수십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최신 집계가 아니어서 희생자가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

남부 오데사 지역 당국자는 미사일 공격으로 18명이 숨졌다고 말했고 키예프 인근 브로바리 마을의 당국자도 최소한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내 83곳의 지상 군사시설이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또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통해 인접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으로 진격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헤르손시 진입으로 우크라이나 측의 ‘북(北)크림 운하’ 봉쇄를 풀고 크림반도로의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6~8km 진군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시와 키예프 외곽 키예프주는 이날부터 저녁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시간대에 야간 통금령을 내렸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4개 지하철 역사를 방공호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6년 폭발 사고 후 콘크리트 방호벽으로 덧씌워진 체르노빌 원전 4호기 원자로.
1986년 폭발 사고 후 콘크리트 방호벽으로 덧씌워진 체르노빌 원전 4호기 원자로.[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 침공] 체르노빌 원전 인근서도 전투…”가장 위험한 순간”

체르노빌 순찰하는 우크라이나군[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폐기물 저장소 포격 당한 후 방사선 수치 증가”

국제원자력기구 “심각한 우려” 교전 자제 호소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은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도 벌어졌다.

AP 통신은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
[그래픽]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1986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km,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30km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러시아군과 교전 끝에 체르노빌 원전 시설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순찰하는 우크라이나군
체르노빌 순찰하는 우크라이나군[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우려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AP에 원전 원자로와 방호벽, 폐기물 저장소의 안전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 군인들은 1986년 원전 참사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싸웠다”고 말했다.

체르노빌 원전에 정통한 소식통은 AP에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가 러시아의 포격에 맞았고, 방사선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방사선 수치 증가는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AP는 덧붙였다.

36년 전 폭발한 원자로 4호기에선 사고 직후 핵연료와 핵물질이 남아있는 원자로 위에 급하게 씌웠던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져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을 했으며, 2019년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고위 정보 관리는 러시아군의 체르노빌 장악은 수도 키예프로 진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촬영된 체르노빌 모습
2018년 촬영된 체르노빌 모습[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고문은 “체르노빌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는 물론 유럽연합(EU) 국가들까지도 방사능 먼지를 퍼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체르노빌 인근 전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원전 인근에서의 교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군사 행동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보고된 사상자나 시설 손상은 없다”며 “방해받지 않는 핵시설의 안전한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사고는 방출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원전 인근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파괴한 인류 최악의 참사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사고로 9천명 이상이 숨졌다.

벨라루스 연구자들은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 암에 걸려 숨진 사람들을 포함하면 재난 사망자가 11만5천 명 정도라고 추산했다.

체르노빌
체르노빌[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