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양쯔충(양자경)이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계 배우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양쯔충은 12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케이트 블란쳇(‘TAR 타르’), 아나 데 아르마스 (‘블론드’), 앤드리아 라이즈버러(‘투 레슬리’), 미셸 윌리엄스(‘파벨만스’)를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이 다중 우주를 넘나들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양쯔충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이민 1세대로, 세탁소를 운영하는 에벌린을 연기했다.
에벌린은 현실 세계에서는 동성애자인 딸(스테퍼니 수 분)과 갈등을 빚고, 다중 우주에서는 세상을 파괴하려는 빌런 ‘조부 투바키’에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흰색 드레스 차림의 양쯔충은 이날 수상 무대에 올라 감격한 듯 가슴에 손을 얹고서 먼저 크게 숨을 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밤 저와 같은 모습을 지켜보는 어린아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능성이 되기를 바랍니다. 큰 꿈을 꾸고 꿈은 실현된다는 걸 보여주길 바랍니다.”
이어 양쯔충은 “여성 여러분, 여러분들은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마시기를 바란다”며 “이 상을 제 엄마께 바친다. 모든 전 세계 어머니들께 바친다. 왜냐면 그분들이 바로 영웅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스카 7개 부문 상 받고 기뻐하는 ‘에브리씽’ 제작진·배우들(로스앤젤레스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오스카상을 받은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함께 모여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브리씽’은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2023.03.13 jason3669@yna.co.kr
그는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오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 어머니는 84세로,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가도록 하겠다. 어머니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족과 함께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랑합니다.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가겠습니다. 홍콩에 있는 친척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홍콩에서 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이 자리에 설 수가 있었습니다. 아카데미 감사합니다. 이것은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감격에 겨운 듯 양쯔충은 트로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그의 배우 인생에서 오스카 트로피는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양쯔충은 어린 시절 발레를 배웠고,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가 왕립학교에서 공부했다.
양쯔충은 1983년 미인대회에서 미스 말레이시아로 입상한 이력이 있다. 1986년 출연한 ‘예스마담’이 흥행에 성공했고, 홍콩 배우 청룽(성룡)과 함께한 ‘폴리스 스토리 3′(1992), ‘프로젝트S'(1993) 등으로 얼굴을 널리 알렸다.
그는 1980∼90년대 홍콩 액션영화에 많이 출연했지만, 실제 무술을 배운 적은 없다고 한다. 어린 시절 익힌 춤동작을 액션 연기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로 진출한 그는 ‘007 네버다이'(1998), ‘와호장룡'(2000), ‘게이샤의 추억'(2006), ‘쿵푸팬더2′(2012)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틀 만인 12일 또 다른 미국 은행이 폐쇄되며 다른 기업들로 위기가 전염될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 차원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예금주를 보호하기로 하는 등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주말 동안 커진 불안감에 당초 월요일 아시아 증시에서부터 급락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블랙 먼데이’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대체로 강세를 보이고 미국 증시 주요 지수선물도 오르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 ‘美 역사상 3위 규모’ 시그니처은행 폐쇄에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위기설까지
지난해 말 기준 미 은행 순위 16위까지 올랐던 SVB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기업들의 예치금 인출과 보유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로 경영 압박이 가중됐고 결국 지난 10일 파산했다.
SVB 파산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이날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주의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규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워싱턴 뮤추얼 은행 파산에 이어 미국 은행 역사상 각각 2위, 3위에 해당한다.
시그니처은행은 지난주 청산된 실버게이트 은행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 주요 은행으로 꼽혀 왔고, 예치금 가운데 가상화폐 부문 비중이 커 최근 실버게이트 은행 청산의 여파로 뱅크런(자금 대량 인출 사태)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SVB와 비슷한 규모이며 실리콘밸리 인근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고객이 많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서도 뱅크런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안전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금리 인상으로 자산 건전성이 악화한 중소 규모 은행에서는 유사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 美 당국, 신속 진화 시도…바이든 연설도 예고
미 당국은 SVB 파산에 따른 위기가 다른 기업들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증시가 문을 닫은 주말 동안 비교적 신속한 대책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방예금보험법의 ‘특정 은행의 파산이 광범위한 금융권 리스크를 초래할 경우’ 보험 한도를 초과한 예금도 보호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한 것이다.
다만 정부가 구제금융으로 은행을 살릴 경우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예금주들만 살리는 쪽으로 정부 지원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날 긴급 성명을 냈으며, 13일에는 대국민 연설에 나서기로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은행권의 회복 탄력성을 어떻게 유지해 우리의 역사적인 경제 회복을 지켜낼지에 대해 연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과 미국 기업은 필요할 때 예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며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다시는 처하지 않도록 이번 난장판의 책임자에게 온전히 책임을 묻고, 대형 은행에 대해서도 감독·규제를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단호하게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2의 리먼 사태’ 우려 딛고 아시아 증시 상승
SVB 파산 이후 일각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급 위기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 다수가 상승하고 달러 대비 환율은 오히려 내려가는 등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가 0.67%, 코스닥이 0.04% 상승 마감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대만 자취안지수 종가는 각각 1.20%, 0.44%, 0.22% 올라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34분 기준 1.88% 급등했고,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2.07% 치솟은 상태다.
다만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1.11%, 호주 S&P/ASX 200 지수는 0.5% 빠졌다.
한때 연준의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 폭이 0.5%포인트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금융시장 혼란 속에 긴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기존의 0.25%포인트 인상 전망을 바꿔 연준이 이번 달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4원 내린 1,301.8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시간 오후 4시 34분 기준 일본 엔/달러 환율은 0.59엔 내린 134.44엔,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0.0386위안 떨어진 6.9012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지난 10일 SVB 악재 속에 1%대 하락을 기록했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의 선물도 오르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34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선물(+ 1.61%), 나스닥 100지수 선물(+ 1.7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1.11%)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9.5% 오른 상태다.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여파 속에 이틀 만에 또 다른 미국 중소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이 가상화폐 위기 우려 등에 따른 뱅크런(자금 대량 인출 사태)을 맞고 폐쇄됐다.
12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금융 중심지 뉴욕주의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이날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총자산은 1천103억6천만 달러(약 146조원), 총 예금은 885억9천만 달러(약 117조원) 규모다.
시그니처은행은 미국 내에서 뉴욕·코네티컷·캘리포니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영업해온 상업은행으로, 사업 분야는 상업용 부동산과 디지털자산 은행 업무 등이다.
시그니처은행 폐쇄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개혁 법안 ‘도드-프랭크법’을 대표 발의했던 바니 프랭크 전 하원 금융위원장은 자신이 이사직을 맡은 이 은행에서 지난 10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그는 SVB 파산 이후 시그니처 은행의 가상화폐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고객의 우려가 커진 결과 10일 오후에 갑자기 SVB가 공포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2001년 문을 연 시그니처은행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18년에는 다른 은행들이 가상화폐 고객들을 받지 않으려 할 때 가상화폐 전문 은행원들을 채용하며 지난주 청산한 실버게이트 은행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 주요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이들 은행은 가상화폐 회사 간 실시간 자금 이체를 용이하게 하는 결제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이처럼 가상화폐 분야에 집중한 덕분에 2년 만에 가상화폐 기업들의 예치금이 두 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초에는 가상화폐 업체들의 예금이 전체의 27%에 달했다.
하지만 작년 한국산 코인 테라USD·루나 붕괴 사태와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가상화폐 업계에서 위기가 확산하자 이 은행에서 수십억 달러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그니처은행 측은 지난해 말 가상화폐 관련 예치금을 80억 달러(약 10조원) 줄이겠다고 발표하며 위험성 관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경우 지난 10일 기준 시그니처은행에 2억4천만 달러(약 3천130억원)의 잔고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팍소스도 시그니처에 2억5천만 달러(약 3천260억원)의 잔고가 있다고 전했다. 팍소스는 트위터를 통해 “(시그니처 은행에) 현금 잔고와 FDIC의 계좌당 한도를 초과하는 개인 예금 보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실버게이트가 뱅크런 우려 끝에 결국 문을 닫은 데다 SVB 파산의 충격이 겹치면서 시그니처은행도 뱅크런을 맞고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그니처은행의 폐쇄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문을 닫은 워싱턴 뮤추얼(총자산 3천70억 달러, 총 예금 1천880억 달러)과 이번 SVB(총자산 2천90억 달러, 총 예금 1천750억 달러)에 이어 미국 역사상 자산 규모 기준으로 세 번째로 큰 은행 붕괴 사태라고 WSJ은 전했다.
미 당국은 SVB 파산에 이어 시그니처은행 폐쇄까지 터지자 위기가 다른 금융기관들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SVB 고객들에게 적용된 것과 유사하게 ‘시스템적 위험에 따른 예외’에 따라 시그니처은행 고객들도 예치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시그니처은행의 모든 예금자 자산을 보장하겠다면서도 “SVB 해결안과 마찬가지로 손실을 납세자가 감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와 일부 무담보 채권 보유자들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
뉴욕 DFS는 “모든 규제대상 기관들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면서 “소비자 보호와 규제대상 기관의 건전성 확보, 세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주·연방 규제당국 들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그니처은행 측은 아직 이번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시그니처은행의 폐쇄로 인해 가상화폐 산업이 규제받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서 더 멀리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늦게 일부 가상화폐 업체들은 긴급회의를 열었고 다른 업체들은 예금을 넣어둘 다른 기관을 찾아 나섰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시그니처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안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자금을 제공해왔지만, 2021년 의회 폭동 이후 관계를 끊고 트럼프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연합뉴스]
지난해 7월 설치허가 두 달뒤 대학 총장 철거 통보, 독일 코리아협의회 “日 철거압박 정황 뚜렷”
김백규 위원장 “일본의 방해 공작 치열하고 집요해”
“제2소녀상 한인회관 설치 결정은 한인들의 의식이 깨어 있다는 것”
독일 대학 캠퍼스 안에 첫 설치된 독일 카셀 주립대학에 총학생회 주도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지 8개월 만에 기습 철거됐다.
9일(현지시간) 재독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카셀대 총장 측은 이날 오전 이 대학 총학생회가 지난해 7월 세운 소녀상을 기습 철거했다.
카셀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7월 총학생회 본관 앞 신축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설치했다. 총학생회는 이를 위해 부지 사용에 대해 대학측의 허가를 받았고, 학생 의회에서 소녀상 영구존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카셀대 총장측은 소녀상 설치 2달 뒤인 지난해 9월부터 총학생회 측에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정부 또한 지난해 7월 카셀대에 소녀상이 세워진 이래로 총장에게 지속해서 철거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소식을 애틀랜타 한인 이 모씨는 “이같은 정황으로 보아 얼마전 한인회괸에 설치된 애틀랜타 제2 소녀상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물론 설치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한인들의 뜻을 모아 한인회관 설치를 결정한 것은 애틀랜타 한인들의 의식이 깨어 있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한인회관에 설치된 소녀상에 대해 일본 총영사관이 뭐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백규 애틀랜타 소녀상건립위원회 위원장은 1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말이지 비통함을 금치못하겠다”고 밝히고 “2017년, 원래는 애틀랜타 인권센터에 소녀상을 설치하려고 했었지만, 당시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이 집요하게,총력을 기울여 이를 방해 했었다. 결국 브룩헤이븐 시장, 잔 박 시의원 등 여러 뜻있는 미국인들의 협력으로 블랙번공원에 제1소녀상을 설치했다”면서 “독일 카셀 주립대학 총장에게 일본 정부가 얼마큼 치열하게 철거 압력을 넣었을지 안봐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본은 과거사 청산을 ‘과거사 지우기’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과거사에 대해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 역사는 진실이다. 잘못한 역사도 역사이다. 소녀상은 여성 인권의 산 역사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아직도 생존자가 있고 생존자의 증언이 있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셀대 소녀상은 지난해 초 카셀대 총학생회가 소녀상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베를린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코리아협의회에 협조를 요청, 학생들의 뜻에 감동한 소녀상 조각가 부부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이들에게 영구대여 형태로 평화의 소녀상을 기증해 이루어 졌다.
토비아스 슈누어 당시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베를린 소녀상을 철거하려고 시도한 일본정부의 태도가 소녀상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위안부 동원을 자인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일본의 태도에 대해 “항상 자국의 역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인식한다면 역사적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이로 인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총장 측과 이를 반대하는 총학생회 측이 대치 중이었고, 관련 협상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기습 철거에 나서다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기습 철거의 배후에는 일본 측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있었던 정황이 뚜렷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리아협의회는 이와 관련 내주 카셀대에서 대규모 규탄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유진 리 대표기자>
독일 카셀대 학생들, 캠퍼스에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카셀=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카셀대 학생들이 캠퍼스에 영구설치하기로 결의한 평화의 소녀상. 2022.7.8
인공지능(AI) 산업이 전기먹는 하마로 이름이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AI 산업이 급성장 하면서 이로 인해 탄소배출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AI 경쟁을 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의 구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모두 수천 개의 반도체를 가진 서버에 의존하는 거대 데이터센터에서 돌아가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운영되는데, 챗GPT의 성공과 함께 다른 기업들도 독자적인 AI 시스템과 챗봇 또는 대규모 AI 모델을 이용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전력 사용과 탄소 배출량 급증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내 100가구가 1년 동안 쓰는 것보다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자체 조사에서도 AI가 회사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15%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의 경우 구글의 전체 전력 사용량 18.3테라와트시(TWh) 가운데 2.3TWh가 AI에 쓰였다는 뜻으로, 이는 애틀랜타시 전체 가구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
2021년 발표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챗GPT의 핵심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GPT-3가 학습하는 데 미국 120개 가구의 1년 전기 사용량인 1천287메가와트시(MWh)가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110개 가구의 1년 배출량에 해당하는 502t의 탄소가 배출됐다.
한편, 미국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MS와 구글, 아마존은 모두 탄소중립이나 탄소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MS도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목표 달성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구매를 늘리고 있으며, AI의 효율성 개선과 에너지 사용량·탄소 배출량 측정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AI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AI가 사용한 전기의 생산 방법과 정확한 전기 사용량,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프로 출범 만 41년만에 한국 야구가 셰게무대에서 우물안 개구리로 몰락하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6년 만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내건 14년 만의 4강 목표는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본선 1라운드 2차전에서 일본에 4-13으로 완패했다.
7회말 콜드게임 패배 직전에서 겨우 벗어나 최악의 수모는 피했다. WBC 1라운드에서는 5회말 15점, 7회말 10점 차가 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한국은 자칫 이번 대회 첫 번째 콜드게임 패배팀이 될 뻔했다.
전날 꼭 잡아야 했던 호주에 8점이나 헌납한 한국 마운드는 이날도 13점을 주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17이닝 동안 21자책점으로 팀 평균자책점이 11.12로 현재 1라운드를 진행 중인 A, B조 10개 나라 중 압도적인 꼴찌다.
‘최후의 보루’ 김광현(SSG 랜더스)마저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4점을 주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현이 65개의 공으로 긴 이닝을 던져주길 바란 이강철 감독의 바람이 여지 없이 깨지면서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일본에 내줬다.
김광현 다음으로 나올 투수 중 믿고 내세울 만한 이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투수로 나온 김윤식(LG 트윈스)은 세 타자를 상대하면서 사사구만 3개를 주고 강판했다. 9번째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도 4타자와 대결하는 동안 볼넷을 3개나 줬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현역으로 뛸 때 숱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kt wiz 감독으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도 이뤄 단기전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강철 감독은 대회 전 “단기전은 컨디션 좋은 몇 명의 투수로 마운드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호주와 일본 두 경기 실점에서 보듯, 현재 대표팀에서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누구인지 좀처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투수진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끌려갈 때 추가 실점을 막을 추격조도, 앞서갈 때 상대 예봉을 꺾을 필승조도 없는, 한국 마운드는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지금 실력으로는 체코, 중국 등 남아 있는 B조 두 나라에 승리한다고 확신할 수 없을 정도다. 다른 나라는 진일보하는데 한국 야구만 뒷걸음질 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고 2009 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한국 야구의 황금기였다. 그것도 벌써 14∼15년 전 일이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4강에서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해 잠깐 반등했지만, 이후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특히 세계 야구 최강국 결정전이라는 2013·2017·2023 WBC에서 3회 연속 1회전 탈락 위기에 몰린 건 충격적인 결과다.
한국 야구가 추락하고 있다는 전조는 진작에 있었지만, 누구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 야구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 대만에 0-7로 졌다.
한 수 아래로 여긴 대만에 완패했는데도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가려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당시 슈퍼라운드와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8-10, 3-5로 두 번 모두 졌다.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은 4강에서 일본에 2-5로 패했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2점에서 3점으로, 급기야 최강의 멤버끼리 맞붙은 이번에는 9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메이저리거가 없는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에도 연패한 한국은 6개 나라가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서 4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한국은 2015년 이후 8년째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타자도 문제지만 평균 이하로 고꾸라진 투수 기량이 결정적이다.
과거 한국 투수 중에서 ‘일본 킬러’ 구대성, ‘대만 킬러’ 정민태 등 강팀을 잡을 ‘표적 킬러’가 사라졌다. 김광현의 뒤를 이을 좌완 일본 킬러 재목을 못 키워낸 게 KBO리그의 현실이다.
타자나 투수나 국제대회에서 늘 힘들어했기에 KBO는 ‘스트라이크존의 정상화’를 통한 사실상의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국제 경쟁력을 높여보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상황이라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영건들의 성장은 더디고, 한국 야구 황금기를 이끈 주역들은 이제 국가대표 은퇴를 앞두고 있다. 최근 부진한 성적 탓에 선배가 승리의 달콤함을 후배에게 계승하는 전통이 이제는 사라질 국면에 이른 셈이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마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 한국의 간판이라고 내세울 만한 선수를 찾기 어려운 형국인데도 프로 10개 구단은 자국리그 우승이라는 ‘내수’에만 치중한다. 각 구단이 애지중지 여기는 KBO리그 스타라는 선수들이 세계에서 얼마나 통할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KBO 사무국은 이번 WBC에서의 선전을 4월 1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정규시즌으로 이어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팬들에게 또 한 번 실망감만 안겼다.
수년째 거듭된 대표팀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KBO 사무국, 프로 10개 구단이 심각하게 현안을 인식하고 대표팀 선발, 지원,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조해야 한다. 리그 우승에만 혈안이 돼 새로운 대표팀 발전 방안 수립을 등한시한다면 한국 야구는 지금의 변방국 처지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오명을 자초한 한국 야구가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