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명예시민증 받은 최태원, 가장 왼쪽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 (연합뉴스)
한국전 영웅 추모식 참석…조지아주 명예시민증 받아
워싱턴 추모의 벽에 100만달러 기부…美 기업·대학과 협력모델 추진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정상회담 기간 경제 외교를 펼친 데 이어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비를 잇따라 찾고 아시아 소상공인 지원과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한미 우호 관계를 다지며 광폭 행보를 이어나갔다.
25일 SK와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24일 한미우호협회 박선근 회장이 주재한 ‘한국전 영웅 추모식’에 참석해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희생을 기렸다.
이 행사는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참전용사 20여명, 1960년대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조지아 정계의 대표 인물 앤드루 영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신한 노고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참전용사들에게 허리를 굽혀 경의를 표했고 이어 740명의 조지아 출신 전사자 명부가 새겨진 비석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최 회장은 “이런 희생으로 한때 폐허가 됐던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종전 직후 비즈니스를 시작한 SK도 혁신과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며 “특히 SK는 해외기업으로는 조지아에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 조지아를 ‘고향’으로 여기는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앤드루 영 전 유엔대사는 “조지아가 전쟁으로 힘들었던 한국을 도왔듯이 이제는 SK가 조지아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지역발전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이 서로 돕는 관계가 과거와 현재에 이어 미래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 중이며 지난 3월부터는 시험생산도 이뤄지고 있다.
조지아주는 SK와의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길 희망하는 의미에서 이날 최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증정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워싱턴D.C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찾아 ‘추모의 벽’ 건립 프로젝트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추모의 벽’ 사업은 기념공원 내에 원형 모양의 화강암 벽을 세워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당시 명칭은 연합군 지원 한국군) 4만3천800여명의 이름을 새기는 것으로, 한국 기업으로는 SK가 처음으로 기부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이사장 등 재단 이사진이 대거 참석해 기부에 감사를 표하고 한미 혈맹의 의미를 기렸다고 SK는 전했다.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최 회장은 이번 방미 기간 아시아계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양국 기업과 대학이 상호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최 회장은 워싱턴 D.C 방문에 앞서 애틀랜타 상공회의소(MAC) 케이티 컥패트릭 회장과 기업 대표들을 만나 ‘아시안 리더십 프로그램'(가칭)을 도입하기로 했다.
조지아 지역 아시아계 소상공인에게 SK와 조지아 재계 단체가 경영정보, 마케팅, 홍보, 멘토링 등 전문적인 인큐베이팅을 제공해 소상공인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MAC 관계자는 “혐오범죄 척결에 앞장서 온 정부 관료와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인 미국 의원 등도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배출한 모어하우스 대학의 데이비드 토마스 총장과 환담하고 조지아 지역 우수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모어하우스 대학이 우수 인재를 선발, 한국에 유학을 보내 학위를 취득하게 하거나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 전문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조지아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사장 등과 함께 임직원을 격려했다.
22일에는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조지아 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성장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라고 평가하자, 최 회장은 “의욕치가 좀 들어간 것”이라며 웃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외에도 빌 해거티 상원의원, 존 오소프 상원의원,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지나 러만도 상무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다양한 교류를 이어갔다고 SK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