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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 칼럼] 피지컬: 100 vs 지구 한 모퉁이를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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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 시인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이라는 예능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이 온 지구를 들썩이게 한다. 한국인으로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숨길 수 없다. 화려한 피지컬을 소유한 100명의 사람들이 3억 원의 상금을 놓고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예능이었다. 겉모습의 예상과 다른 반전의 매력이 통쾌함을 주었다. 서로 협력하며 흘리는 눈물은 감동의 보너스였다.  다음 에피소드가 궁금한 나머지 넷플릭스를 들락날락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그렇지만 재미와 함께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은 왜일까.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인가. 그들은 최상의 피지컬을 위해 오랜 시간 땀을 흘리며 절제하며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들의 피, 땀, 눈물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사람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느냐에 따라 인생의 길이 결정된다. 

목표는 꿈이 되어 단금 질하듯 부추기고 격려한다. 그런 과정에서 소수의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박수와 대중의 부러움을 받는다. 반대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공과 무관한 부자연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열등감, 불안감, 우울감 같은 것들이다. 

최고의 피지컬을 가진 100명이 추구했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올림픽의 금메달, 대회에서 승리, 대중의 인기, 자신과의 싸움이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성공하는 피지컬을 소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예능에 출연한 100명의 피지컬은 실상 거대 자본주의의 상품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피, 땀, 눈물의 가치는 묻히고, 자본주의라는 인기와 돈으로 결정되는 신세가 되었다. 필자는 ‘피지컬: 100’을 예로 들었을 뿐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사회 구조 아래에서 서로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은 무엇일까. 

감탄할 만한 피지컬, 모두 알아보는 인기, 경제적 자유의 부, 넘사벽의 집안, 또 무엇이 더 있는가. 어설픈 동네북과 같은 높은 지위와 명성은 논외로 하고 싶다. 부러움들에 공통점이 있다면 외적인 보이는 것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현시대의 트렌드는 보기에 예쁘고, 화려하고, 매혹적인 것을 선호한다. 설사 비뚤어진 내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외적인 것이 매력적이면 별문제를 삼지 않는다.  외모지상주의가 모든 분야를 점령하고 지배하고 있다.   

인생의 길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되지 않는 다양성을 가진다. 화려한 브로드웨이, 쭉뻗은 고속도로, 구불구불한 산길, 거친 비포장길, 개척해야만 갈 수 있는 밀림의 길도 있다. 비유하자면 인기와 명성을 위한 길, 성공을 위한 빠른 길, 여유롭게 주변을 즐기는 길, 어려움에 부딪히며 이겨내는 길, 미지의 세계를 도전하는 길들이다. 

당신은 어느 길 위에 서 있는가. 혹시 소수의 성공과 인기를 위한 줄서기 후미에서 버티고 있는가. 

과연 외모 중심의 문화를 역행하는 길은 없는 것인가. 질문의 꼬리를 물었다. 감사하게도 내면적 행복과 자연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화려한 외적인 것들 대신 내면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다. 필자는 그들을 ‘소소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부르고 싶다. 일상의 작은 것 하나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소소한 아름다움’의 길은 사색의 삶을 즐기는 삶이다. 무심코 흘러 보내는 일상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소소한 습관들이다. 주목받지 않지만 소박한 일상을 아름답게 바꿔나가는 시가 있다. 나태주 시인의「시」라는 제목의 시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 아름다워졌습니다. (1989, ‘시’ 전문,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인생관은 ‘작은 일이 큰일이다’라고 말한다. 현시대 트렌드를 무의식적으로 쫓는 사람들의 마당은 크고 화려한 성공으로 박수받는 무대일 것이다. 지구 행성을 지키는 독수리 오 형제처럼 말이다. 

반하여 시인의 마당은 소소한 일상의 공간이었다. 작지만 소중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기억하고픈 마당이었다. 그 소소한 마당을 쓰는 행동은 결국 지구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했다. 꽃 한 송이를 피우고 마음 속에 시를 싹트게 했다. 지구 한 모퉁이에 비친 아름답고 밝은 빛은 마침내 사랑의 싹을 트웠다. 

지구 한 모퉁이를 쓰는 자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주목받지 않더라도 오랫토록 기억하고픈 꽃, 시, 사랑이 그 곳에 있다.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이다. 성공을 위해 경쟁과 줄서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 편한 행복 말이다.   

혹여 당신속에 먼지 쌓인 마당이 존재하는가. 그 마당이 지구 한 모퉁이를 쓰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상운 시인은 가족치료 상담가로 활동하며, (시집) ‘광야 위에 서다 그리고 광야에게 묻다’, ‘날지 못한 새도 아름답다’가 있다.

본 칼럼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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