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의학자,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조명한 책 출간
케네디 대통령 취임 직후인 1961년 4월 CIA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쿠바 망명자들을 동원해 벌인 ‘피그스만 침공 작전’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자 케네디 대통령은 그 책임을 물어 덜레스 국장을 해임했다.
웨트 박사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왈드가 “어떤 측면에서 CIA 첩자였음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덜레스는 케네디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데 앙심을 품고 복수하려 했다”면서, 덜레스는 이후 암살 사건의 진상 조사를 맡은 워런위원회 위원장이 돼 사건의 내막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케네디 대통령은 CIA가 하는 무모한 일들에 대해 진절머리가 나 덜레스를 해임했는데, 덜레스가 사건에 대한 조사 책임자가 됐다”며 “의혹이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부인 재클린 여사와 함께 무개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다 목과 머리에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사건 당일 오후 미 해병대 출신인 오스왈드가 범인으로 체포됐지만, 그는 이틀 뒤 경찰들에 둘러싸인 채 호송되는 도중 현지 사업가로 알려진 잭 루비의 총을 맞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워런위원회는 이듬해인 1964년 오스왈드를 단독범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장 정황과 맞지 않는 등 많은 의혹을 낳았다.
웨트 박사는 “이 책을 쓰기 위해 60년을 매달렸다”며 “내가 보고 듣고 행한 모든 것들,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싶을 뿐이고, 지금이 바로 그 때”라며 책 출간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도 우리의 35대 대통령이 어떤 외톨이 총잡이의 단독 범행으로 숨졌다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여전히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에 분노를 표시했다.
CIA 연루설 등 음모론이 난무하는 케네디 암살은 지금도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주제다. 일생을 바쳐 이 사건에 천착한 뒤 워런위원회의 공식 발표와는 다른 결론에 도달한 이들이 웨트 박사 외에도 여럿이다.
워런위원회 보고서를 전면 부정하고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한 뉴올리언스 지방 검사 짐 개리슨도 그중 한 사람으로, 할리우드 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개리슨 검사 역할을 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가 1992년 제작되기도 했다.
한편 오스왈드 살해 현장에서 체포된 잭 루비는 살인죄로 복역하다 1967년 1월 55세로 옥사했고,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덜레스 전 CIA 국장도 2년 뒤인 1969년 7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