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인부절차에서 전면 무죄를 주장, 양당 지지층 결속 계기
혐의 부인·재판 지연·판검사 공격 등으로 정면돌파 시도 전망
후원금과 자원봉사 신청 쇄도, ‘악재’ 아닌 ‘호재’처럼 작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4일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의혹에 대한 법원의 기소인부절차가 끝나자마자 “급진 좌파 검사의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면서 정면 돌파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자택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의 기소에 대해 “이와 같은 일이 미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면서 “미국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수준의 대규모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기소가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적 공격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사기 같은 조사로 나를 공격했으며 첫 번째 탄핵 사기에 이어 두 번째 탄핵 사기도 있었다”고 말한 뒤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습격도 여기에서 있었다”면서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한 FBI의 압수수색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 검사장이나 후안 머천 판사에 대해 각각 “급진 좌파 검사”, “트럼프를 혐오하는 판사”라고 공격하며 사법처리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 소속으로 선거에서 당선된 브래그 검사장에 대해서는 선거운동 때 ‘자신을 잡겠다’고 공약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건이 정치적 수사라는 점을 부각하려고 공을 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문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의혹, 대선 사기 주장 등을 거듭 언급했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라는 선거 슬로건으로 발언을 마쳤다.
기소인부절차에서 전면 무죄를 주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이번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면서 공화당을 결집하고 그 정치 동력을 활용해서 대선 승리까지 쟁취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자 지난달 18일 선제적으로 체포설을 제기하고 ‘죽음과 파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지지자들의 사실상 선동하면서 이번 사건을 사실상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박해 주장에 따라 실제 공화당은 ‘반(反)트럼프 인사’까지 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비판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모습니다.
야휴뉴스의 최근 조사에서 그는 과반(52%)을 차지하면서 한때 자신을 위협했던 경쟁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를 큰 지지율차로 따돌리는 등 당내 지지 기반이 크게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후원금과 자원봉사 신청도 쇄도하는 등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형 악재’가 아니라 ‘호재’처럼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로 당내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경쟁자들의 견제도 차단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이런 이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투쟁과 선거 운동을 계속 일체화하면서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의 이번 기소가 한인타운의 단톡방을 뜨거운 토론장으로 바뀌기도 했다.
미 동님부 연합회 대화방에서는 “대선 관련 기소, 전직 대통령 기소를 어떻게 연방 검사가 아닌 지방 검사가 기소할 수 있냐?” 며 “결과적으로 기소 자체가 취하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한 편에서는 “연방 검사가 다뤄야 할 문제를 지방 검사가 트럼프 회사 회계 장부를 들먹이며 교묘히 배심원들의 유죄 평결을 이끌어 냈는데, 이게 신의 한 수인지 , 꼼수인지, 과연 미국 법원이 이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 지 몹시 궁금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단톡방에서는 이번 일에 침묵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이미 (바이든 대통령이) 묵인 한 사항”이라는 주장과 “미 역사상 처음 있는 대통령 기소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뭐라 딱히 말할 게재가 없을 것”이라는 “그래도 대통령끼리는 서로 편들어 주네”라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다.
따끔한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한국은 수많은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고, 한 명은 자살을 하고, 또 한 명은 탄핵까지 당했는데, 미국은 대통령 기소만으로 이렇게 떠들석하다니.. 많이 비교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대통령들은 한국 대통령보다 맷집이 많이 약한 것이냐?”라는 의견도 올랐다.
이번 사건의 재판은 공화당이 대선 경선 모드에 들어가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공화당의 결집은 민주당의 결집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진 리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