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서부·캐나다 40도 폭염…에어컨 매진·올림픽 선발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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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AP=연합뉴스]

에어컨 가동 장소 개방…방역지침 완화해 냉방시설 수용인원 늘려

“수천 년에 한 번꼴 이상 열돔 현상…기후변화가 초래한 폭염”

미국 서부 지역을 뜨겁게 달군 폭염이 태평양 북부 해안과 내륙 지역까지 확장했다.

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를 유지해 에어컨을 켤 필요가 없었던 미국 서부 워싱턴·오리건주부터 유명 스키 리조트가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까지 혹독한 불볕더위 아래 놓인 것이다.

27일 AP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이날 80여 년 만에 최고 기온인 43.3도까지 치솟았고, 오리건주 주도(州都) 세일럼은 44.4도까지 오르며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워싱턴주 시애틀은 전날 역대 두 번째 최고기온인 38.9도를 찍었고, 이날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서 측정된 온도는 38.3도를 기록했다.

미국 북서부와 국경을 접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은 46.1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전례 없는 불볕더위에 미국 북서부 주요 도시에선 에어컨과 선풍기가 매진됐고, 현지 행정당국은 냉방시설이 가동되는 공공기관 위치를 주민들에게 안내했다.

폭염에 음료수를 식히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는 포틀랜드의 한 주민
폭염에 음료수를 식히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는 포틀랜드의 한 주민[로이터=연합뉴스]

시애틀에 거주하는 헬렌 스톤은 에어컨을 사기 위해 상점 12곳에 전화를 걸었지만 동이 났다는 답변을 들었고 직접 찾은 매장의 냉방시설 진열대는 텅 비어있었다고 밝혔다.

시애틀은 에어컨을 갖춘 공공도서관을 추가로 개방했고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쉼터를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시애틀 공원 관리 당국은 수영장 바닥 온도가 위험할 정도로 뜨거워졌다며 도시 남부 지역에 있는 수영장 문을 닫았고, 시애틀 경전철은 폭염에 따른 선로 이상을 고려해 감속 운행에 들어갔다.

오리건주 유진에선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을 위한 육상 경기가 열렸으나 육상 트랙 바닥 온도가 42.2도까지 치솟았고, 주최 측은 경기 중단을 선언하고 관중들을 대피시켰다.

또 북서부 주요 도시 병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했고, 워싱턴주와 오리건주는 냉방이 되는 공공시설의 수용 가능 인원을 늘리는 등 코로나 방역 지침도 완화했다.

캐나다 환경부는 스키 휴양지로 유명한 휘슬러 등 주요 도시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자 브리티시컬럼비아를 비롯해 앨버타, 서스캐처원 등 중서부 주까지 더위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북서부 지역을 뒤덮은 열돔 이미지
미국 북서부 지역을 뒤덮은 열돔 이미지[트위터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폭염은 미국 서부에 자리 잡은 열돔(Heat Dome·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현상)이 북부와 캐나다까지 뻗어나가면서 발생했다.

상공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열돔이 북쪽으로 밀고 올라간 것이다.

WP는 “이번 열돔의 강도는 수천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정도인 통계적으로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가 이러한 예외적인 현상의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지구온난화 현상을 연구하는 워싱턴대학의 크리스티 에비 교수는 북서부 불볕더위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맛보기 성격의 폭염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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