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못박은 문대통령…’거부권’ 반전 없었다(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4월 1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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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관계 파국 의식한 듯…사면정국 해소에 부담 덜어

국무회의 시간 조정 등에 ‘꼼수’ 지적…국힘 “74년 형사사법체계 무너져”

문대통령 “역사적·시대적 소명에 부합하는 정책” 자평

여야간 극한 충돌 사태를 빚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종지부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찍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해 국회에서 넘어온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해 공포했다.

이같은 법안 처리 과정에 국민의힘과 검찰은 ‘꼼수로 검수완박을 완성했다’고 비난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임기 말 검수완박을 둘러싼 극심한 정치적 갈등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검찰은 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며 검수완박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거부권을 쓰지 않고 국회가 처리한 법안을 그대로 의결했다.

문 대통령이 ‘거부권 카드’를 배제하기로 한 데에는 임기 마지막에 당청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법안을 문 대통령이 가로막는다면 극도의 혼란을 피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여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문 대통령 스스로가 이번 법안 처리에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은 잘된 합의”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민주당이 처음 법안을 발의했을 때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은 속도조절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법안의 내용은 차지해 두고라도 민주당의 단독 처리는 문 대통령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내놓고, 국민의힘도 한때 여기에 합의를 이루면서 문 대통령 역시 최소한의 명분은 확보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청와대 내에서는 나온다.

여기에 전날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면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찬반 양론 대립이 극심했던 사면 이슈를 먼저 매듭지으면서 추가로 정치적 결단을 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절차적 문제를 떠나 문 대통령이 그동안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수없이 강조해왔다는 점 역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도 “검찰은 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이는 대한민국에서 상식”이라며 “민주적 통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은 역사적·시대적 소명에 부합하는 정책 방향”이라며 각별히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크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 역시 그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사실상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입법에 청와대와 정부가 국무회의 일정까지 조정하며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애초 이날 국무회의 개의 시각을 오전 10시로 공지했으나 같은 시각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오후 4시로 이를 한 차례 연기했다가 최종적으로는 오후 2시에 국무회의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법 공포 후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 연기라는 꼼수로 당일 오전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불과 6시간도 되기 전에 공포했다”며 “74년 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고 의회주의와 법치주의가 조종을 고했다”고 비난했다.

검찰 역시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않아 참담하다”며 “국회는 물론 정부에서 조차도 심도 있는 토론과 숙의 과정을 외면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론 청와대에서는 이번 결정은 국회에서 이뤄진 것이며, 문 대통령은 정해진 절차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나 검찰이 실제로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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