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넘어
운산 / 홍재호
낯선 땅, 낯선 언어
익숙했던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건너온 바다
때로는 고요했지만
더 자주 거칠었던 그 파도는
마치 삶처럼 나를 밀치고
또 다시 끌어당겼다
외로움은 늘 그림자처럼
뒤따랐고
눈물은 말없이 베개에 스며들었다
그러나
매일 아침 떠오르는 햇살처럼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제의 쓰라림이
오늘의 의지가 되었고
내일의 꿈이 되었다
주저앉고 싶던 날에도
두 손을 뻗어 다시 일어섰다
그 손끝에 닿은 건
바로 내 안의 용기였다
나는 이제 안다
파도는 나를 삼키려던 것이 아니라
더 강한 나로 단련시키는
연습장이었음을
멀리서 바라보면
그 바다는 여전히 출렁이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건너왔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황혼의 언덕에 서서 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파도를 넘어, 나의 희망의
바다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