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 대한 예의
혹자가 플로리다에선
햇빛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거나
긴팔을 입어선 안된다고 하더군
플로리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네
플로리다에서 산다는 것
눈부신 태양과 친해지는 것이더군
구름이 하늘을 누벼도 따갑게 내리쬐는
눈부신 태양은 막을 수가 없다네
플로리다에서 지낸다는 것
줄행랑치는 도마뱀과 친해지는 것이더군
매번 숫자를 세는 것도 무심해져
앞서 내달리는 그들을 막을 수가 없다네
플로리다에서 두발을 딛고 있다는 것
새하얀 모래와 친해지는 것이더군
흙먼지가 그리워 이상하다 할 겨를도 없이
까칠 고운 모래들이 곳곳에 함께라네
플로리다에서 길을 걷는다는 것
혹자가 묻더군 우리 동물원에서 사는 거야
곳곳 연못과 수풀 울타리에 걸려있는
악어와 뱀 조심이라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라네
플로리다에 살고 있다는 것은 말이야
나도 모르게 파티오에 하얀 커튼을 달고
밤이면 알록달록 전등을 켜고 사는 것이더군
눈부신 하얀 백사장에 나가 찰랑거림과
흐느러지는 바다를 즐기는 것이라네
[2021, 10, 이상운]
+이상운 시인은 가족치료 상담가, BCC, 열린교회 목사이며, (시집) ‘광야 위에 서다 그리고 광야에게 묻다’, ‘날지 못한 새도 아름답다’등을 출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