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에 둘러싸인 미컬슨. 켑카는 관중 틈에 한동안 묻혀 있었다.[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지난 23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필 미컬슨(미국)과 브룩스 켑카(미국)가 18번 홀 그린에 다다랐을 때 그린 주변은 난장판이 됐다.
미컬슨이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뒤 1천 명이 넘는 관중이 통제선을 넘어서 그린 주변에 몰려와 두 선수를 에워쌌다.
미컬슨과 켑카를 그린 쪽으로 인도하던 진행요원과 경호원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사태에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야 두 선수는 관중을 뚫고 겨우 그린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켑카는 수술받은 무릎을 관중과 여러 차례 부딪히는 아찔한 순간까지 겪었다.
켑카는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 하는 줄 알았다”면서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고 격한 반응을 내놨다.
그는 “(우승한) 미컬슨에게는 멋진 순간이었다. 나도 만약 무릎 수술을 받지도 않았고, 수술받은 무릎을 누군가가 건드리지 않았다면 충분히 (몰려든 관중을) 즐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PGA챔피언십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린 프로 골프 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대회를 주최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1만 명까지 입장을 허용했지만, 현장에서는 보기에는 더 많은 관중이 들어왔다고 ESPN 등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미국골프협회는 결국 25일 사과 성명을 내놨다.
미국골프협회는 회장 명의로 “당시 두 선수와 두 선수의 캐디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을 것”이라면서 “선수의 안전은 가장 중요하며 질서가 회복돼서 기쁘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