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잔디밭서 마스크 벗은 바이든 “굉장한 진전” 자찬
마스크 안 쓰고 이동하는 바이든 대통령[AP=연합뉴스]
CDC가 백신접종자 야외 마스크 지침 완화한 날 직접 마스크 벗고 자신감 표출
코로나 대응 성과 부각·백신 접종 독려…타국 백신지원 착수 명분 확보 시도
바이든, 7월4일은 “삶을 정상에 가깝게 이끌 목표 날짜” 강조
미국 보건당국이 백신접종자에 한해 붐비지 않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침을 완화한 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야외 마스크 미착용’에 합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오후 백악관 잔디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코로나19) 연설을 하러 나오면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연설을 시작하기 전에 바이든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었다. 여기까지는 취임 이후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연설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에게 출입기자가 ‘마스크 착용으로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뭐냐’고 물었다. 연설에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접종자는 붐비지 않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침을 완화한 상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은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짧은 문답까지 마친 후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1월 화이자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한 바 있다. CDC의 완화된 지침에 부합하는 경우인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혼잡하지 않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공개석상에 설 때 마스크를 쓰고 나와서 연설 중에는 벗었다가 끝나면 어김없이 마스크를 챙겨 쓰고 자리를 떴다. 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할 때는 마스크 2개를 겹쳐 쓰며 각별히 방역에 주의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굉장한 진전이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가 아직도 이 싸움에서 갈 길이 멀고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가려면 5월과 6월에 할 일이 많지만 우리는 미국 국민, 여러분 덕분에 굉장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팬데믹 1년 기념 연설에서 독립기념일에 맞춰 바이러스에서도 독립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확진과 사망이 내가 취임했을 때보다 크게 줄었다”면서 “취임 이후 2억1천500만 회분의 백신이 접종됐고 16세 이상이면 오늘 당장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CDC의 완화된 마스크 지침도 거론하면서 “공원에서 친구들과 모여도 되고 피크닉을 가도 된다. 백신을 맞았다면 실내외에서 더 안전하게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층을 포함해 어서 백신을 맞으라고 촉구했다.
이날 연설은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성과를 부각하는 한편 백신 접종을 촉구하고 타국 백신 지원에 나서는 데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천만회분을 외국에 지원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주에 우리를 7월 4일로 이끌어줄 코로나19 대응의 경로를 제시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의 삶을 정상에 가깝게 이끌 목표 날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