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입혀주고 싶다
아파트 동과 동 사이
어느새 커다랗게 자란
은행잎이 보고 웃는다
불과 몇 주 전
꼬마 잎사귀들이
아장아장 흔들던
기억이 여전한데
제법 십 대처럼
반항기의 파릇함과
푸르름을 뽐낸다
풋풋한 청춘들에게
색깔을 입혀주고 싶다
푸릇파릇 실록의 색
익어가는 가을의 색
나비의 날갯짓처럼
훨훨 춤추며 날아갈 듯
휘날리는 잎들에게
색을 입혀주고 싶다
은행나무 잎 너머로
태양빛이 찬란하다
자연의 빛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상운 시인은 가족치료 상담가, BCC, 열린교회 목사이며, (시집) ‘광야 위에 서다 그리고 광야에게 묻다’, ‘날지 못한 새도 아름답다’등을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