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링 Huddling
온 세상을 소복이 뒤덮었던
엄마의 흰 고요가 걷히기 시작한다
-3도
눈과 함께 얼음도 녹아내린다
영하에도 녹는구나 했다
0도
따스한 봄이 온듯하다
추운 마을에서는 영하에서도
아이스크림을 즐긴다더니
‘나두’라고 웃었다
+5도
비가 온 듯 촉촉하게 녹았다
그럼에도 곳곳에 눈더미들이 즐비하다
동빙고 서빙고를 생각했다
어떻게 여름에 얼음을 보관했을꼬
+11도
아직도 녹지 않는 눈더미가 있다
이제 가늠이 간다
그들은 허들링중이었다
+12 도
따뜻한 기온의 봄비
하얀 고요가 사라질까 밖을 나선다
여전히 눈더미들이 건재하다
끙끙끙 끝까지 버티는 중일 게다
그들에게 허들링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PS] 제법 큰 눈더미들은
아직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
이제 알았다
마지막 눈발을
소망하고 있었음을…
+이상운 시인은 가족치료 상담가, BCC, 열린교회 목사이며, (시집) ‘광야 위에 서다 그리고 광야에게 묻다’, ‘날지 못한 새도 아름답다’등을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