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난 바이든(오른쪽)[AFP=연합뉴스]
바이든 “부통령 시절 푸틴 면전에서 ‘영혼없다’ 했다”…푸틴 “기억 안나”
트럼프는 푸틴과 화기애애…공동 회견서 푸틴 두둔했다 거센 정치적 역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번째로 만난 미국 대통령이다.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대부분 팽팽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도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대립을 한 장의 사진으로 극명하게 보여줬다.
두 정상은 2016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열었다. 시리아 내전 및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러 간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잔뜩 굳은 표정으로 푸틴 대통령을 노려봤다. 키 차이로 내려다보는 듯한 구도가 연출됐고 푸틴 대통령 역시 밀리지 않겠다는 듯 눈에 힘을 주고 똑바로 응시, 양국 정상 간 찬바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6월 슬로베니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처음 만났는데, 당시 공동회견에서 “똑바로 쳐다봤더니 아주 솔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우호적이고 친밀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부시 전 대통령의 이후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2006년 덴마크 총리에게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을 두고 “사실을 다 틀리는 중학생과 논쟁하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그는 가까웠던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에게는 “한 번은 너무 화가 나서 테이블을 넘어 (푸틴 대통령을) 확 칠 뻔했다. 미국을 비난하면서 조롱하더라”고 토로하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가장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한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공동 회견을 하다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푸틴을 두둔하고 미 정보기관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미국에서는 푸틴 대통령에 놀아났다는 자조와 함께 경악에 가까운 반응이 나왔다.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스캔들에 사실상 발목을 잡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러시아에 약한 모습을 보여 비판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상원의원 및 부통령 시절부터 푸틴 대통령에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그는 2011년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면전에서 ‘당신에겐 영혼이 없다’고 공격했고 ‘우리는 서로를 이해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대화를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후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 정상으로서 첫 대면을 할 때까지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