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태원 그 골목. 와서 보니…

이태원 그 골목. 사진:K뉴스 애틀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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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그 골목. 와서 보니…

3명이 겨우 나란이 동시에 설 수 있을만한 좁은 폭, 완만한 경사의 40미터 언덕… 저기서 어떻게 156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부상을 입었는지 그저 참담합니다.

제 옆에서 현장을 함께 보던 경상도 아저씨는 “어떻게 여서 죽노?”라며 탄식을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메트로 애틀랜타 케네소 주립대 학생이 교환 학생으로 한양대에 오고 이제 겨우 중간 고사 마치고, 친구둘과 이태원을 방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현장에서 보니 이태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사진 아래쪽 우측에 위치한 (사진에는 보이지 않음) 지하철역 입구에서 나와, 처음 만나는 이 골목 길로 들어가서 골목 끝의(사진) 양 방향으로 늘어선 세계 음식 먹거리 현장으로 들어 갔을거고…. 길을 잘 모르다 보니… 음식을 먹고 나서, 다시 이 골목을 통해 지하철역으로 갔을 거 같은 데…

그렇다 보니 올라가는 애들과 내려오는 애들이 서로 부딪친 듯 보입니다.

사건 발생 시간이 깊은 밤도 아니어서 마약에 찌들어서 휘청거렸다는 말들은 사실이 아닌 듯해 보입니다.

사진 우측에 보이는 것은 해밀턴 호텔 굴뚝이구요, 사진 왼쪽에 보이는 문 같은 것은 와이키키비치 펍 이라고 일종의 식당입니다. 그 입구 쪽으로 떨어지거나 피했던 아이들은 다행히 살았다고 합니다.

정부 대책, 사과 요구, 여러 정치적 행동들이, 목소리들이 저 작은 공간을 꽉 메우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보이지 않는 압사 사고를 매일 겪으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찾아 들며.. 갑자기 사는 것이 무서워 졌습니다.

이것은 4일(금) 퇴근 시간 강남역 입니다.

퇴근길 강남역. 사진:K뉴스애틀랜타

이태원 사고 때문인지, 시민들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천천히 밀려기며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발을 뗍니다.

갑자기 숨이 막혀오고 앞으로 가고 싶지 않아 뒤로 방향을 돌리려 했지만 밀려오는 시민들로 소위 말하는 “노 빠꾸” 상황입니다.

시간이 지나니, 어느덧 지하철 승강장 까지 왔습니다.

지하철은 우리가 얼마나 조심스럽게, 두려움에 떨며 승강장에 왔는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이 되니… 그저 ‘스스르’ 문을 닫고 쌩쌩 달려 갑니다.

그냥 알 수 없는 눈물이 났습니다.

어머니 집에 도착해 왜 내가 눈물을 훌렸는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 이유를 몰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팔순의 어머니께 나는 늘 그랬듯이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저 피곤해서 그렇다고 퉁퉁한 답변만을 할 뿐입니다.

그래도 저는 무사히 집에 왔습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내일은 국화꽃이라도 그 골목에 올려야 겠습니다.

156명의 사망자들… 우리 딸 보다 어린 아이들이 대다수라고 합니다. 그들의 평안한 안식을 기도합니다.

이태원 그 골목길…

<유진 리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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