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조지아주 새 투표법에 대해 민주당 계열의 아시안아메리칸 옹호기금의 데이빈 시 학생인턴(하바드대 )과 채수진 한인커뮤니티 오거나이저가 본지에 아래와 같이 특별기고를 보내왔습니다. <편집자주>
공동기고: Davin Shi, AAAF student intern (하바드대), Su Choe, AAAF Korean community organizer
일요일 투표 없애 -흑인, 한인 투표 기회에 타격
지난 대선 장시간 줄서서 대기 – 비영리단체 물, 음식제공 금지
비영리단체 제공 투표소까지 차량 서비스, 사실상 불가
연방상원 결선에 진출한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켈리 로플러 두 후보가 예상치 못한 패배를 맛본 불과 몇 달 후 조지아 공화당은 투표를 더 어렵게 만드는 법을 도입했다. 조지아 주의회는 지난달 25일 선거법 개정안(SB 202)을 통과시켰고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법안 통과 후 약 한 시간 만에 주지사 사무실에서 법안에 서명했다. 켐프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고 있는 당시 이 법안에 반대하는 파크 캐넌 민주당 주 하원의원은 주지사실의 문을 두드렸다는 죄로 조지아 순찰대에게 체포됐다.
‘2021년 선거 청렴 법’이라는 제목이 붙은 SB 20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불복이 배경으로 나온다. 2020년 11월 3일 조지아 주 유권자들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에게 약 12,000표 차이로 표로 승리를 안겨주었고 아시안 태평양계 미국인 (AAPI) 유권자들이 이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퓨 리서치 센터 (Pew Research Center)가 2020년 12월 새로운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지아 주의 아시아계 미국인 투표 인구는 2000년에서 2019년 사이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 아메리칸 옹호 기금 (Asian American Advocacy Fund) 자료를 보면 2020년 대선에서는 18만 5,000명 이상의 아시안 태평양계 미국인들이 투표해 2016년 대선보다 63% 증가했으며 결과적으로 이 숫자가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물론, SB 202는 선거 관리자들이 폭넓게 지지하는 많은 상식적인 조항들을 가지고 있다. 이 법에는 카운티 선거 사무소에 두 번의 토요일 투표일을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이로 인해 애틀랜타 메트로 외곽의 많은 카운티의 유권자들이 처음으로 주말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카운티 선거 관리인들이 모든 표를 세는 데 걸리는 시간 절약을 위해 부재자 투표가 미리 집계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SB 202의 위의 조항이 가져올 수 있는 혜택은 조지아 유권자들이 마주할 불평등과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다른 조항들에 전혀 대응하지 못한다.
SB 202는 조지아 유권자들이 선거를 감독하고 공공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선출한 주무장관을 주 선거 위원회 의장에서 해임한다. 이 법에는 주 입법부가 선거 위원회의 새 의장을 임명하며, 의장은 카운티 선거 사무소의 문제에 개입할 권한을 부여받는데 이 조항은 지난 조지아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한 달 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날 선 공방을 벌였던 브래드 래펜스퍼거 주무장관에 대한 조지아 공화당원들의 비난과 일치하고도 있다. 조지아의 양당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조지아 공화당은 2022년 주무장관 경선에서 패배할 예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주 입법부를 향한 조지아 공화당의 지속적인 게리맨더링은 공화당의 경선 승리를 이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주 선거법에 대한 통제 또한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SB 202는 투표소 직원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유권자들에게 음식이나 물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20년 10월 조기투표 동안 Cobb, Dekalb, Gwinnett 카운티를 포함한 많은 카운티의 유권자들은 투표하기 위해 최대 10시간까지 기다렸고, 투표 독려 캠페인을 펼치는 많은 비영리 단체들은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끝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동안 근처에서 음식과 물 등을 나누어 주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선거 과정에서의 가장 일상적인 부분을 공격한다. 이러한 공격은 단지 조지아의 정치적 권력을 장악하려는 공화당의 집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화당은 이번에 발의한 다른 선거법 법안에서는 일요일 조기투표를 모두 없애 흑인교회가 교회 신도들의 시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souls to the polls’를 직접 겨냥했고, 또한 유권자들에게 부재자 사유를 요구하는 법안을 제안해 이번 선거에 부재자로 투표한 130만 명의 조지아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공격하기도 했다.
SB 202는 부자재 투표 신청 기한을 단축하며 투표함 설치 장소를 제한하고, 유권자들이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를 하려 할 때 사진이 포함된 신분 증명 정보를 제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선거 기간 동안 나는 한인 커뮤니티 활동가로서 150명 이상의 교민들과 한인 유권자 핫라인을 통해 대화를 나누었고, 유권자 지원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 홍보를 통해 200명 이상의 한인들과 온·오프라인으로 만났으며, 선거 당일과 조기투표 동안 한영 통역사로 약 20명의 한인을 투표소에서 직접 도왔다. 이번 선거 기간에는 특히 부재자 투표 요청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급증했으며 많은 한인이 부재자·우편 투표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음에 만족하는 많은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대선과 결선투표 기간 지역 카운티는 조기투표와 주말 투표를 확장했고 이로써 우리 지역사회 번영을 위해 주중 주말 밤낮으로 바쁘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 유권자들이 주말 투표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으며 실제로 일요일 조기투표 동안에 한인 유권자들로부터 통역 도우미 의뢰가 가장 많이 들어왔었다.
이번 선거에서 조지아 한인 유권자들의 기록적인 투표율로 지역 커뮤니티에 우리 한인들이 힘을 보여줬고 우리는 미국에 영향력 있는 유권자로 성공적으로 동원되었다. 이 모든 힘 있는 변화의 이야기에는 많은 유색 인종 유권자들이 투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현재의 선거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 정부에 선출된 의원들은 주말 투표에 대한 선택권을 없애고 부재자 투표에 불필요한 장벽을 세워 우리의 투표권을 공격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SB 202는 많은 조지아 유권자들, 특히 유색인종 및 이민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SB 202는 해로운 법이다. 만약 우리 의원들이 유권자 모두가 투표권에 대한 자유를 가지고 있는 포용적 사회를 믿는다면, 투표 접근성을 더 확대해야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의 투표권은 이미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 시스템 안에서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확신시켜야 한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민주주의가 번영한다.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있습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