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리 씨, 코로나19로 조부모와 시간 보내며 김치 연구
‘한국 전통+현지 입맛’ 독특한 김치 개발…현지언론 주목
캐나다 한인 2세가 할머니로부터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운 뒤 현지 입맛을 가미해 손수 만든 김치를 판매해 화제다.
9일 캐나다 유력 매체 ‘토론토 스타’ 최근호에 따르면 주인공 재클린 리 씨는 이 김치에 한국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손녀 김치'(SONYO Kimchi)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그는 이 김치를 자신의 인스타그램(sonyo.ca)에서 광고하고 주문을 받아 고객에게 배달, 판매한다. 1병당 12달러다.
리 씨는 지난해 12월 젓갈 대신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이용해 맛을 내는 육수를 개발했다. 여기에 글루텐이 없고 단맛을 더한 찹쌀가루로 고추장을 만든 뒤 생강과 마늘을 버무려 맛을 내 손수 김치를 만들었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손녀 김치’뿐 아니라 한국 문화와 예술에 관한 포스팅도 눈길을 끈다. 한국 음식을 비롯해 달항아리, 서울의 풍경 등을 담은 한국 예술가들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리 씨가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게 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부터다.
집에서 지내는 날이 많아지자 함께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황해도가 고향인 조부모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 남하했고, 1971년 캐나다에 이민했다.
할머니는 끼니마다 8∼10개 반찬을 만들고, 특히 3개 이상의 김치를 식탁에 올렸다고 한다. 그는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과 김치를 할머니로부터 배웠다.
리 씨는 인터뷰에서 “할머니로부터 손녀인 나에게 이어진 식문화는 꼭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자 전통이라 여겨 그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조부모와 함께 살기 전에는 김치를 만들기는커녕 요리 자체에 시간을 쓰지 않았지만, 전통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져 김치에 관해 공부하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였던 리 씨는 할머니처럼 새우젓을 사용하지 않고 김치를 담그고 싶었다. 실험을 거듭한 끝에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기반으로 한 육수를 고안해 냈다. 여기에 찹쌀가루 고추장과 생강, 마늘을 알맞게 넣어 독특한 김치를 만들었다.
토론토 스타는 “할머니께서 담그시던 방법이 생각난다”, “한국에서 살았었는데 집주인이 갖다주던 김치와 맛이 똑같다” 등 ‘손녀 김치’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