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원 1호 화성 착륙 상상도[출처 항천과기집단. 신화통신 캡처.]
관제소 제어 없이 자동 착륙…탐사로봇, 수일간 점검 후 착륙선 내려올 예정
중국 최초의 화성 무인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난도가 가장 높은 마지막 ‘공포의 9분’을 무사히 통과하면서 중국 우주개척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톈원 1호는 15일 오전 7시 18분(중국시간)께 예정 착륙지인 화성 최대 평원지대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무사히 안착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이번 착륙은 중국이 지난해 7월 23일 톈원 1호를 쏘아 올린 지 약 10개월 만으로, 톈원 1호는 발사 후 약 7개월간 4억7천여만km를 비행한 끝에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해 정보를 수집해왔다.
중국은 2019년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켰고, 지난달에는 자체 우주정거장 톈허(天和)를 구성할 핵심 모듈을 쏘아 올렸다.
오는 2024년께에는 달 뒷면의 샘플을 채취해 돌아올 무인 탐사선 창어 6호를 발사하고, 2030년 안에 화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돌아올 계획도 갖고 있다.
톈원 1호는 이날 오전 1시께 대기(待機) 궤도에서 하강해 화성 진입 궤도에 들어섰다.
이후 오전 4시께 착륙선이 궤도선에서 분리돼 나와 3시간 정도 비행했고, 특히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까지 시속 2만km에서 제로(0)까지 속도를 줄여야 하는 최고난도 구간을 거쳤다.
인류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 성공률은 약 50%에 불과한데, 실패사례는 대부분 EDL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게 중국매체 펑파이의 설명이다.
화성은 달과 달리 대기가 있어 착륙 중 마찰열이 발생한다. 하지만 낙하산을 지탱할 만큼 대기가 풍부하지 않아 역추진 엔진도 탑재해야 할 정도로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지구와 너무 멀어 무선 신호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만 최대 20분 걸리는 만큼 관제소의 제어 없이 탐사선이 자동으로 착륙해야 하는 점이 관건이다.
톈원 1호 착륙선은 약 125km 고도에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대기와 마찰하며 속도를 줄였고, 이후 낙하산을 펼치고 역추진 엔진을 작동하면서 안전한 곳에 착륙했다.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던 우주개척에 도전장을 던지며 야심차게 추진해온 ‘우주굴기’가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앞서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한 미국 탐사로봇 ‘퍼서비어런스’는 이 구간을 약 7분 만에 통과한 바 있다.
설계상의 차이 등으로 소요 시간이 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톈원 1호 착륙 이후 탐사로봇 ‘주룽'(祝融)이 화성 표면을 밟게 된다. 주룽은 7~8일간 착륙지점 주변 환경을 살피고 내부 기기를 점검한 뒤 착륙선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레이더와 카메라, 탐측기 등을 장착한 중량 240㎏의 주룽은 1시간에 200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약 3개월간 화성 토양과 수분, 지질 특징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유토피아 평원은 과거 화성의 바다였던 곳으로 생물체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특히 착륙지점은 과거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가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또 평원 지표 아래에는 상당량의 지하수 얼음층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룽이 탐사작업을 하는 동안 톈원 1호 궤도선은 지구로 통신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며, 화성시간으로 1년(약 23개월) 이상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은 톈원 1호의 착륙 성공으로,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국가가 됐다.
우주 탐사 후발국인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달아 진행하며 ‘우주 굴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