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화가/정 민우
□ 프롤로그
일면식조차 없는 분께 덕스럽지 못한일로 이렇듯 공개서한을 띄우게 될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일인지라 저의기 불편하고 당혹스럽기가 한량이 없소이다.
‘타생지연’으로 불가에선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라 했는데, 옷깃은 커녕 얼굴한번 본적없는 ‘생면부지’인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그것도 공개적으로 노출 시킨다는건 어쩌면 내 생애중 ‘백천만겁난조우’ 와도 같은 희귀한 ‘필연’이라 아니할수 없겠소이다.그려!!!
물론 이글을 친견하시게될 박사님 께서도 ‘동병상련’의 마음 이리라 미루어 짐작 해볼 뿐이외다.
먼저 제 신분을 밝히자면 지난 30여년 세월을 현지에 정착하며 ‘전업작가’로 활동해온 가난한 환쟁이 예인(藝人)이 올시다.
여기서 소생의 존재는 별로 중요한 논점이 아니기에 더이상의 언급은 생략하리다.
각설하옵고 처음엔 그저 생소하게만 들렸던 주박사님의 ‘함자(銜字)’가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제법 익숙하게 느껴질만큼 그것도 현 한인회 사태와 맛물려 세인들 사이에 무작위로 회자 당하는걸 인지 하고서야 비로소 박사님에 대한 궁금증이 일기 시작하더이다.
대체 어떤 분 이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흥분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좀더 객관적인 정보를 얻고싶어 부득히 ‘구글링’ 검색창을 방문하여 박사님의 ‘연혁리뷰’를 하게 되었소이다.
인터넷이 수집한 주박사님 관련 정보들은 과연 놀라움 그 자체 더이다.
무엇보다 고령 이심에도 현 조지아대 석좌교수 신분을 유지하시며 평생토록 쌓아오신 놀라운 이력들과 함께 팔십년에 걸쳐 인류건강증진에 이바지해온 눈부신 연구 업적들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서 박사님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것은 뒤늦게나마 저에겐 큰 수확 이었소이다.
이른바 ‘약학계(藥學界)’ 항바이러스 신약개발 분야에 몇 안되는 세계적인 권위자로 전 생애를 바쳐 이뤄오신 눈부신 연구실적에 놀라움과 더불어 삼가 경의를 표하지 않을수 없더이다.
오늘의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자랑스런 미주한인 과학자로서 조국을 빛낸 주 박사님의 공훈과 업적은 후세 역사에 길이남을 일이기에 한국인의 한사람으로서 더불어 가슴벅차 오르는건 지극히 당연한 귀결일 것이외다.
사실 주박사님의 연혁을 리뷰하면서 특별히 눈길이 끌렸던건 지속적인 ‘기부(寄附)’와 ‘사회환원’을 통해 널리 나눔을 실천해오신 부분 이었소이다.
피나는 노력끝에 힘겹게 이룬 개인의 명예와 ‘부(富/Wealth)’를 약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놓을수 있다는건 결코 아무나 할수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박사님에 대한 소회가 남다르게 느껴졌던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소이까?
본시 부와 명예를 얻게되면 그것을 이용 권력을 추구하게 마련이요, 그렇게 취득한 권력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갑질로 변질되는건 시대를 불문하고 대다수 인간들이 가진 되먹지 못한 몹쓸 속성인 까닭이겠소이다.
그런면에서 주박사님께선 졸렬한 인간의 한계를 거뜬히 극복하신 우리시대에 보기드문 ‘선각자’임에 틀림 없다고 확신하는 바이올시다.
능력있는 과학자로서 ‘덕성(德性)’까지 두루 겸비하신 박사님의 역동적인 ‘휴먼스토리’를 논하자고 들면 이밤을 꼬박 지새우고도 못다 할 방대한 양의 기록물이 되고도 남을 일이외다.
하여, 이쯤에서 부족한 표현력으로 박사님 생애를 요약 평전한 글머리를 돌려 본 ‘서한(書翰)’의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소이다.
지금부턴 다소 결이 다른 심히 언짢고 불편한 얘기들이 나올수 밖에 없겠으니 부디 박사님의 깊으신 ‘혜안’과 ‘절골지통(折骨之痛)의 ‘통찰(洞察)’이 요구 된다는 사실을 에둘러 밝혀두는 바이외다.
요사히 현지 동포사회 일각에서 현 한인회 비리사태와 맞물려 박사님에 대한 다소 듣기 민망한 평가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혹여 박사님께서도 잘 아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소이다.
평소 외출을 잘 안하는 저같은 사람의 귀에 까지 들려오는걸 보면 그저 동네 입방아꾼들의 단순한 ‘뒷담화’ 쯤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길 가벼운 문제는 아닌듯 싶소이다.
외람되나마 현재 회자되고 있는 박사님을 향한 비난 내지는 비판 내용들중 대충 몇가지들만 요약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소이다.
“고고한 백로가 왜 까마귀들 틈바구니에 끼어 스스로 흰옷을 더렵히나?”
“평생을 연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신다.”
“저명한 학자인줄로만 알았는데 돈 몇푼주고 산 의미없는 명예 한인회장 이라는 완장에 휘둘려 정신 못차리는걸 보니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회장자리 못내놓겠다고 생떼거지 쓰고 있는 미친 이가놈이나 다를게 하나도 없네!.”
“고령나이 탓인가? 사리분별력이 없어도 너무 없으시다.”
“학자신분으로 연구생활만 해오다보니 사람보는 눈이 어두워 동네 쌩양아치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이용당해가며 돈뜯기고 어렵게 얻은 명예까지 짓밟히고 있는 모양새가 참으로 과관 이로다!.”
“횡령과 조작 은폐 비리가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주범인 짝퉁회장이 ‘인면수심’적인 버티기로 일관하는건 똥오줌 못가리는 망령난 주변 패걸이 치매 노인네들과 결정적으로 주중광 박사의 금전적 지원과 영향력 때문이다. 문제는 분별력없는 주박사 책임이 크다.” -이하 중략-
여기까지 대충 정리한 내용들 외에도 이곳에 옮겨놓을수 없을만큼 낯뜨거운 표현들로
회자되는 과격한 악담들까진 차마 소환하지 않았소이다.
그나마 옮겨놓은 내용들 마져도 박사님 체면을 고려하여 비속어들을 최대한 순화어 들로 바꾸어 인용한 문장체 들임을 아울러 밝히는 바이외다.
사실 주박사님의 ‘지명도(知名度)’를 악용해 자신들의 사욕을 채우려는 교활한 무리들의 ‘혹세무민(惑世誣民)’에 미혹되어 더이상 이용당하지 않도록 주박사님을 향한 따끔한 충언의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얼마전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받아 왔었던게 사실이외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감정에 치우쳐 쓸수만도 없는 노릇인지라 나름대로 ‘실사구시’해가며 차일 피일 미뤄 왔던것도 부인할길 없는 사실이외다.
그러다가 급기야 이렇게 서한을 써 띄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현 한인회장의 횡령비리 사태로 인한 분쟁이 장기화 되면서 암묵적으로 동포들 사이에 확산되고있는 무시할수 없는 모종의 여론 때문이외다.
단도직입 적으로 말해 여론의 핵심은 이렇소이다.
“다 쓸때없는 짓이다. 이제라도 주 박사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 그들로부터 냉정하게 돌아서 버리고 나면 곧바로 모든게 해결될 일이다” 뭐 이런 내용들이외다.
과연 그럴수 있을런지? 글쎄올시다!
현지 동포들이 왜 이렇게들 생각하게 된건지?에 대해선 섣불리 단정할순 없다지만 분명한건 이같은 생각을 가진 동포들의 수요가 의외로 적지않다는 사실이겠고, 문제는 이같은 여론이 상당한 설득력과 객관적인 개연성을 탑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고 하겠소이다.
물론 박사님께서 이같은 여론들에 대해 과연 얼마나 정확히 귀기울이고 계시는가?하는 문제야말로 이번사태 해결에 매우 중요한 국면으로 부상될수도 있다는건 부인할수없는 팩트라고 할수 있을 것이외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높으신 공인신분의 박사님 같은 명사(名士)께서 대체 어쩌다가 이같이 상서롭지 못한 구설에 휘말려 세인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참담함을 자초하게 되신건지?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당체 금할길이 없소이다 그려!
그러함에도 분명하건 한인회 관련 현재 박사님 주변에 찰싹 들러붙어 ‘곡학아세(曲學阿世)’와 ‘혹세무민(惑世誣民)’으로 주박사님을 농락 하고있는 자들의 목적이 결코 선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을것이외다.
그들이 정녕 박사님의 체면을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했었다면 박사님을 자신들의 그릇된 목적을 위한 들러리로 내세워 이용하고 곤경에 빠트리는 몹쓸짓을 애시당초 저지르진 못했을 것이외다
그자들이 한국인 학자로서 박사님의 국제적 인지도와 명성을 진정 소중히 여겼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 실체조차 우수꽝스런 ‘명예한인회장’이라는 완장으로 농단하여 희대의 웃음꺼리로 만드는 악행을 어찌 감히 범할수가 있었겠소이까?
대학에는 명예교수직 제도가 공식화 되어 있다지만 한인회와 같은 비영리법인체 정관에는
‘유명무실’한 명예회장직 따위는 존재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소이다.
이는 그자들의 관심이 오직 박사님의 사회적 지명도와 경제능력일 뿐, 그밖에 박사님이 어떤 피해를 당해 조롱꺼리가 되건 아무런 관심조차 없는 숭악한 자들이란걸 입증하는 명명백백한 증거가 아니겠소이까?
그런점에서 현지 동포의 한사람으로서 낯부끄러움을 넘어 격한 분노와 모멸감을 감출길이 없소이다.
거듭 각설하옵고,
과거 한때 청년세대 들로부터 한국의 ‘지성(至聖)’으로 추앙받았던 ‘고(故)’ 김동길교수가 국내외적으로 쌓인 지명도와 함께 쇄도하는 초청강연스캐쥴로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잘 나가다던 호시절, 어느날 갑자기 대통령이 되겠다며 야바위 정치꾼들이 득실 거리는 정치판에 등판했다가 하루아침에 폭망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소이다.
그렇게 잘나가던 호시절을 뒤로한채 허망하게 실추된 그의 명예와 인기는 결국 죽을때까지 회복되지 않았었소이다.
출판되기가 무섭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그가 집필했던 수많은 저작물들 또한 한때 그를 연호했던 광팬들의 손에 갈기갈기 찟기거나 대부분 불태워지고 말았소이다.
“뭣모르고 야바위 정치판에 휩쓸렸다가 목숨건져 나온것 만으로도 천운이었다”
이말은 생전에 당시상황을 씁쓸하게 회고하면서 때늦은 후회와 함께 그가 공개적으로 고백했던 어록이외다.
난데없이 김동길 교수 일화를 소환한건 왠지 모르게 현재 주 박사님께서 직면해 있는 작금의 상황과 상당부분 ‘오버랩(overlap)’되어 느껴지는 ‘패러디(parody)’현상 때문이외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명예는 재물로도 살수없는 소중하고 값진 자산임에 틀림 없겠소이다.
더불어 한번실추된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처음부터 새롭게 쌓아나가는 일보다 몇곱절 더 버거운 노역을 요구당하는 법이외다.
박사님께서 평생동안 이룬 학자로서의 권위와 명예가 손바닥만한 동네 하찮은 무리들에 의해 무차별 훼손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넘어 실로 통탄을 금치 못하는 곡절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소이다.
국제사회 속에서 주박사님 정도의 ‘지명도(知名度)’라면 충분히 ‘국가 브랜드급’ 반열에 들고도 남는 수준 이외다.
그저 듣기 좋아라고 툭 던져보는 사탕발림 같은 ‘허언(虛言)’이 아니 올시다.
주박사님께 ‘곡학아세(曲學阿世)’ 하여 소생이 얻을것이 무엇이겠소이까?
국가브랜드급 명예란 비단 개인만의 영광이 아니란 말씀을 드리고있는 것이외다..
만약 주박사님께서 자의든 타의든 ‘구설(口舌)’에 올라 세인들의 비웃음꺼리가 되면 개인 ‘주중광’ 이전에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가 도마위에 오를수 있다는 합리적 ‘개연성’을 제기하는 것이 올시다.
한인회 공금을 횡령하는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뉘우치기는 커녕 거짓과 위선으로 일관하고 있는 제고의 가치조차 없는 한낱 파렴치범 때문에 스스로 박사님 명성에 상처를 입히는것은 국가브랜드급 공인으로서 조국과 민족앞에 씻을수없는 오점을 남기는 행위란 말이외다.
크든 적든 동포사회 공동체인 한인회의 피같은 공금을 횡령하여 사적으로 편취한 현회장의 범죄행위는 향후 제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어설픈 관용으로 대충 덮고 넘어갈일이 당체 아니올시다.
부디 가치없는 일에 힘겹게 쌓아오신 박사님의 소중한 명예가 값없이 훼손되어 짓밟힘 당하고 있는 부적절한 현장에서 속히 빠져나와 평정심을 유지해 주셔야 할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냉철하게 직시하셔야 할것이외다.
국보급 명사를 꼬드겨 농락하고 희롱한 자들도 용서받을수 없는 일이겠으나 간교한 그들의 꼬임에 빠져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신 주박사님의 행위 또한 스스로 뼈아픈 성찰이 요구되는 치명적인 ‘과오’라 아니할수 없는 일임에 틀림 없겠소이다.
비록 일면식조차 없는 분이라곤 하나 실로 민망하고 부적절한 작금의 상황을 더는 지켜볼수 없어 참담한 마음으로 ‘장고(長考)’를 거듭한 끝에 삼가 ‘충언(忠言)’을 드리고자 이렇듯 장문의 공개서한을 올릴수 밖에 없었소이다.
□에필로그
이런 소생의 심정을 박사님께서 곡해없이 받아들여 진중하게 성찰해 주시되 혹여 소생의 무례를 감당키 버거우시다면 부디 글목 ‘행간’을 헤아려 너그럽게 ‘혜량’ 하시옵고 이제라도 박사님을 향한 동포들의 마음을 올바로 직시해 주실것을 거듭 충언드리면서 존경과 신뢰를 담아 삼가 이글을 이만 갈무리하는 바이외다.
2024 갑진해 팔월초야의 밤
無我 정 민우 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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