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출범 축하…”조만간 원폭 피해 동포 초청”
인천상륙작전 꺼내며 “인천의 글로벌 도시 도약 역사적 필연”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오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과 개청 축하행사에 직접 참석해 적극적인 재외동포 포용 정책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재외동포청 출범식 기념사를 통해 “재외동포 여러분은 모국과 동포 사회가 함께 성장할 기회의 창구를 간절히 원하고 계시다”며 “대한민국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외동포청은 높아진 우리나라 위상과 국격에 걸맞은 재외동포 전담기구”라며 “앞으로 재외동포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재외동포와 모국 간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해외에 자리 잡으신 동포 여러분은 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외 네트워크”라며 “750만 한인 네트워크가 서로 촘촘하게 연결돼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면 재외동포와 대한민국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은 해외에 계신 우리 동포들을 더욱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힘겹게 지켜온 재일동포, 중앙아시아의 고려인과 사할린 동포, 대한민국 경제 근대화의 초석이 된 파독 광부와 간호사 분들 역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살피겠다”고 열거했다.
이어 “다문화 가정 동포, 해외 입양 동포, 국내 체류 동포 등 전담기구 부재로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동포들도 적극적으로 포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동포들을 직접 만난 일을 꺼내며 “전 세계 어디에 계시든 우리 동포의 아픔을 보듬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폭당한 지 78년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분들이 고통과 슬픔을 겪는 현장을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원폭 피해 동포를 초청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2세, 3세 동포들이 한국인 자부심을 갖고 정체성을 계승할 수 있도록 우수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한국을 방문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외동포청을 인천에 설치한 데 대해선 “인천은 120년 전 하와이로 향하는 이민선이 출발했던 재외동포의 뿌리”라며 “인천이 재외동포청 유치를 계기로 더욱 활기찬 국제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기철 초대 재외동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청사 현판을 전달했다. 동포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87명의 재외동포 유공자 중 4명에게 직접 훈장과 표창장을 수여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재외동포청은 편의성과 접근성, 지방균형발전 행정조직의 일관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본청을 인천에 뒀다”며 “업무 효율성을 고려해 재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는 서울 광화문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별, 분야별로 특수한 정책 수요를 감안한 동포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정관계 주요 인사와 국내외 동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수단 교민 구출 작전인 ‘프라미스’를 통해 귀국한 한글학교 교사, 고려인과 사할린 동포 등도 함께했다.
아울러 나라별 한인회장 등 전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 600여 명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출범식에 이어 송도 센트럴파크 유엔공원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개청 축하행사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전 세계 750만 동포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재외동포청을 인천에 둔다는 것은 인천이 곧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은 1950년 공산 침략으로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상태에 놓였을 때 전황을 일거에 반전시킨 상륙작전이 전개된 곳”이라며 “인천이 자유와 혁신의 정신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것은 어찌보면 역사적 필연”이라고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