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건물과 노숙자 텐트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두 법원은 퇴거 유예 인정, 법무부 즉각 항소
바이든, 세입자 보호·감염 확산 방지 위해 6월까지 연장 명령- 최소 6월까지 결론 내기 어려워
미국 연방법원은 6일(목)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린 퇴거 유예조치를 월권이라고 판결했다.
뉴욕타임스와 NBC 뉴스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대유행 기간에 세입자 퇴거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킨 명령이 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무효화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8월 공중보건법에 근거해 임대료를 못 내는 세입자에 대한 강제 퇴거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간 9만9천 달러 이하 또는 부부 합산 19만8천 달러 이하를 벌 것으로 예상되는 소득자가 수혜 대상이다.
경제난 탓에 집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쫓겨난 세입자가 여러 거처를 전전할 경우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였다.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대학은 세입자 강제 퇴거 유예조치가 종료될 경우 쫓겨난 세입자들의 이동과 노숙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 명 이상 증가할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조치의 시행 기한은 지난 1월까지였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날인 같은 달 20일 퇴거 유예조치를 오는 6월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항소했다. 이에 따라 법원의 최종 결정이 퇴거 유예조치가 끝나는 6월 30일 전까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판결이 실질적으로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다른 2개의 법원에서 퇴거 유예조치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 권리 옹호 단체들은 이번 판결로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저소득층 세입자가 퇴거당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우려한 반면, 임대인 관련 단체는 판결 내용을 환영했다.
미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820만 명의 세입자가 팬데믹 기간에 임대료를 밀렸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이빅션랩이 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퇴거 신청은 예년보다 6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