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6월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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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Opinion기고 숙명의 결전 - 이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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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숙명의 결전 – 이상운

숙명의 결전

잡힐 줄 알면서도
도망가야 하는 숙명처럼
잘릴 줄 알면서도
마냥 뻗어가는 식물의 줄기들
그들은 해마다 멈추는 법을 모른다

가뭄과 비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알아차리는 그들이지만
왜 이리 우둔하고 무모할까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따르는 것이
숙명이라는 듯 야무지기만 하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네가 꺾이나 내가 꺾이나
네가 사느냐 내가 사느냐
인간은 매번 식물과 한 판을 벌인다
숙명치고는 참 고약한 악연이다

제아무리 인간이라 해도 식물에겐
지구 생태계 속 곤충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 모두 생물일 뿐
무엇을 더 기대하랴
중병을 앓는 생태계를 보노라면
숙명을 거스르려는 인간의 고약함은
왜 그리도 안하무인처럼 보이는가

서로의 숙명에는
어떠한 에누리도 없는 것처럼
오롯이 매몰찬 직진밖에 없으니
구슬프고 그악스러운 숙명의 결전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5, 이상운]

+이상운 시인은 가족치료 상담가, BCC, 열린교회 목사이며, (시집) ‘광야 위에 서다 그리고 광야에게 묻다’, ‘날지 못한 새도 아름답다’등을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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