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골 넣는 송민규(고양=연합뉴스)
‘선제골 허용’ 2차 예선 첫 실점…’5승 1무’ H조 1위 최종 예선행
손흥민, 에릭센 위로하는 세리머니로 감동 전해 …MOM으로도 선정
벤투호가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레바논을 꺾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무패 행진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의 페널티킥 결승골이 이어지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H조 2차 예선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승점 16)를 펼치면서 조 1위로 최종 예선 무대에 올랐다.
다만 한국은 이날 레바논에 먼저 실점하면서 2차 예선 ‘무실점 완수’를 아깝게 놓쳤다.
2차 예선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은 오는 9월부터 12개 팀이 겨루는 최종 예선 무대에 나선다.
최종예선 조 추첨은 7월 1일 예정이다. 팀당 10경기가 치러지는 최종예선은 오는 9월, 10월, 11월과 2022년 1월 및 3월에 펼쳐진다.
이미 지난 9일 스리랑카에 5-0 승리를 따내면서 레바논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벤투호는 레바논전을 맞아 스리랑카전에 쉬었던 베스트 멤버들을 투입했다.
대표팀은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를 투톱 스트라이커로 좌우 날개에 송민규(포항)와 권창훈(수원)을 배치하고, 중원에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정우영(알 사드)을 내세운 4-4-2 전술을 들고나왔다.
좌우 풀백은 홍철(울산)과 김문환(LA FC)이 맡았고, 박지수(경남)-김영권(감바 오사카)이 중앙 수비로 출격했다.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골키퍼로 나섰다.
경기 초반 레바논의 ‘선수비 후공격’에 좀처럼 공격 전개에 애를 먹은 한국은 김문환의 아쉬운 볼 처리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전반 12분 김문환이 볼을 치고 나서려다 빼앗기면서 역습을 허용했고, 골 지역 정면 부근에서 볼을 잡은 레바논의 하산 사드가 왼발 터닝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하산 사드는 지난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11경기를 뛰었던 공격수다.
레바논은 선제골을 넣은 이후 적극적인 ‘침대 축구’로 한국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한국은 전반 16분 이재성의 중거리 슛이 빗나가고 전반 26분에는 손흥민이 골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골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레바논의 수비수 마헤르 사브라가 차내면서 아쉽게 득점을 놓쳤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 대신 남태희(알 사드)를 투입했고, 후반 5분 만에 동점 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오른쪽 코너킥을 송민규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한 게 레바논 수비수 사브라 머리를 맞고 굴절되며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득점은 사브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머리로 5골을 넣은 송민규의 헤더 능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한국은 후반 20분 ‘캡틴’ 손흥민의 역전 결승 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투입한 침투패스를 남태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드리블하는 상황에서 넘어진 레바논 수비수 조안 오마리의 손에 볼이 닿았고, 주심은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후반 2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역전 결승 골을 터트렸고, 곧바로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을 만들고 “크리스티안,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Christian. stay strong. I love you)”을 외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손흥민의 세리머니는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쓰러진 ‘동갑내기’ 옛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에게 안부를 전하는 감동의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MOM)를 수상했다.
2-1 승리를 마무리한 태극전사들은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팬들에게 손뼉을 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