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5%·테슬라 22% 폭등 · 삼성 전자도 572조원 늘어 …7개 대형기술주 시총 2천700조원↑
4일간 23% 폭락했던 애플, 시총 1위 탈환…하루새 삼성전자 시총 1.6배 증가
세계 500대 부자 재산 495조원↑, 머스크 재산 하루만에 52조원 늘어
베선트 재무장관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현대차. 기아차도 5% 이상 올라
전세계 경제가 트럼프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밀어부치기식 관세정책으로 불안했던 증시가 살아나고 오히려 시총마저 늘어나는 대반전을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 90일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하면서 주요 대형 기술주가 폭등 마감했다. 막상에 이같은 관세 유예로 인해 폭등한 주가는 오히려 각 대형주들의 시총마자 늘어나게 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포함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재산이 9일 하루 3천400억달러(약 495조원) 증가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는 지수를 만든 2013년 이후 하루 최대 규모다.
개인별로는 머스크의 순재산이 가장 많은 360억달러(약 52조5천억원) 불어났다. 이어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60억달러(약 37조9천억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155억달러(약 22조6천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의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오락가락하거나 시장에 패배한 것이 아니라 결국 미국과 세계의 증시를 살린 의도적 정책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스캇 베선트 재장관은 9일 지난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strategy all along)으로 표현하면서 75개국 이상의 국가들을 협상에 불러들였다고 말했다.
상호관세가 일단 유예됐고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현재 대부분 국가에 대한 10% 기본관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의 무역전쟁만 격화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일요일인 지난 6일까지 미국 주식 시장에서 급락장이 두 번이나 나타났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노선을 고수했다. 주말에 플로리다에서 골프를 치며 보냈고, 무역상대국들이 협상하려면 높은 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혼란은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채 시장의 반응 때문에 상호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난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면서 “내가 어젯밤에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 부채를 활용해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 채권 시장의 경고 신호를 누구보다 잘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이다.
전세계를 불안하게 만든 관세가 9일 유예되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5.33% 치솟은 198.85달러(28만8천73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주가도 각각 11.98%, 9.88%, 14.76% 급등 마감했다. 시총도 2천170억 달러, 1천860억 달러, 1천910억 달러 각각 늘어났다. MS 시총도 2천670억 달러 증가했다. 이날 하루에만 이들 7개 대형 기술주의 시총은 1조8천600억 달러(2천700조원)가 증가했다.
대형 기술주의 이날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높은 상호관세로 미국 이외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이들 기업의 이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애플 주가는 이날 소폭 상승 출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한때 200달러선을 회복하는 등 앞선 하락분의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시가총액도 2조9천879억 달러로 불어나며 3조 달러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2천392억 달러) 시총의 1.6배인 3천970억 달러(576조원)가 늘었다. 이에 10.13% 상승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전날 내줬던 시가총액 1위 자리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주가가 10일 나란히 5% 넘게 올랐다.
또 현대차는 전장 대비 5.06% 오른 18만7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7.70% 오른 주가는 한때 8.37%까지 오름폭을 키우기도 했다.기아도 5.25% 오른 결과 8만8천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앞서 지난 4일간 23% 폭락하며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4일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18.72% 급등한 114.33달러에 마감하며 단숨에 100달러선을 넘어 110달러선까지 회복했다. 주가 폭등에 시총도 4천400달러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2.69% 상승해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시총도 1천620억 달러 늘어나며 8천750억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에 실망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오히려 테슬라를 환호하고 있다.
관세 영향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했던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반색했다.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가 18.66% 올랐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12.29% 상승했다.
퀄컴과 AMD도 15.19%와 23.82% 각각 강세를 나타내며 장을 끝냈다.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73% 폭등 마감했다.
결국, 오락가락 관세정책이 90일간 유예 되는 가운데, 경제 지수가 치솓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결과로 이제는 트럼프와 머스크, 그리고 트럼프의 경제 관료들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급작스럽게 줄어 들게 했다.
<유진 리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