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산소 몇시간 분량 불과…’실낱 희망’ 붙잡고 밤샘 작전
프랑스도 가세…타이태닉 수차례 탐사한 기업 ‘마젤란’도 장비 준비
대서양에서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의 ‘골든 타임’이 몇시간 남지 않은 가운데에 다국적 수색팀이 막바지 수색·구조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AP와 블룸버그 통신, 영국 BBC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 다국적 수색팀은 지난 20일 ‘쾅쾅’ 치는 듯한 수중 소음이 탐지된 해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21일 저녁 브리핑에서 이날 현재 해당 해역을 원격수중탐사장비(ROV) 2대와 선박 5대가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BBC는 여기에 조만간 추가 선박 10여척과 원격 잠수함 여러 척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탑승자 가운데 자국민이 포함된 프랑스가 수심 4천m까지 들어갈 수 있는 수중 로봇을 장착한 선박을 파견해 수색에 참여한다.
해안경비대는 수중 탐사기업 마젤란도 곧 ROV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젤란은 난파한 타이태닉호를 여러 차례 탐사한 적이 있으며 이 회사의 ROV는 수심 6천m까지 도달할 수 있다.
실종 잠수정 운영업체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수색을 이끄는 가운데 감압실과 수중탐사 장비를 갖춘 몇몇 개인 소유 선박도 수색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
수중 소음이 감지되면서 수색 대상 해역은 더욱 넓어져 미국 코네티컷주(州)의 두배에 이른다. 코네티컷주 면적은 1만3천23㎢로 전남도보다 약간 크며 서울과 비교하면 약 22배에 해당한다.
잠수정에 남은 산소도 거의 떨어져 몇시간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
일요일인 지난 18일 오전 출발해 실종된 타이탄에는 약 나흘(96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분량의 산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경비대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22일 오전 7시18분(한국시간 22일 오후 8시18분)께 잠수정 안의 산소가 고갈될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잠수정의 위치가 극적으로 파악된다고 해도 산소가 완전히 떨어지기 전까지 인양 등 구조작업을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지나치게 촉박하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제이미 프레드릭 미 해안경비대 대령은 상황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하면서도 생존자가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프레드릭 대령은 브리핑에서 수중 소음에 대해 “솔직히 말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수색 해역 일대 기상과 해류 등 여건상 “많은 장비를 신속하게 동원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작전은 100% 수색과 구조를 겸한 것이다. 한창 수색 진행 중이므로 언제 종료할지를 논하고 싶지 않다”면서 “수색·구조 사건에 있어 우리는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탄은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해저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러 18일 오전 심해로 내려갔다가 실종됐다.
탑승자는 모두 5명으로,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와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프랑스 국적의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 아들 술레만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