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극심한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한 글로벌 대기업이 필요한 반도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세탁기를 사서 내장된 반도체를 뜯어내 재사용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페터르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해당 기업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이런 에피소드를 전했다.
베닝크 CEO는 이 회사가 지난주에 자신에게 이런 고충을 전하면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가까운 장래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물인터넷(IoT) 확산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현재 목도하는 수요가 반도체 업계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요의 폭을 상당히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를 비롯한 주요 장비업체들도 부품을 충분히 구하지 못해 수주 물량을 처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를 만드는 제조업체들이 단기간에 생산역량을 늘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램리서치의 팀 아처 CEO는 현재 수요는 매우 강하지만 “공급 관련 지연이 계속되면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올해 집행할 수 있는 웨이퍼 제조장비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생산업체들도 1년 넘게 운영에 타격을 주고 있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이번 주에 생산이 핵심 부품의 부족과 가격 인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고,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