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씨 측 무분별한 한인회관 출입금지 조치, 초유의 사태 발생
뒤늦게 심각성 인지한 듯 “투표해도 좋다” ‘인심 … 경찰 “당신들이 요청한 일”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진행 중인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한인 유권자가 투표소에 들어 가려다 현지 경찰에 의해 제지당해 결국 재외선거를 못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오전 10시 경 발생한 사건은 투표소인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총 4대의 노크로스 소속 경찰차가 출동하는 등 긴박한 상황까지 치닫았다.
시민의 소리 강신범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 대통령 재외선거 투표와 제36대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했다.
또, 다수의 한인들도 회장직을 두고 내홍이 이어지고 있는 이홍기 씨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가 출입 통제 사실을 알게 됐다.
회관 입구에서는 사설 보안요원 2명이 강씨의 출입을 저지했다. 보안요원들은 강 씨에게 “계속 진입을 시도하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이후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강 씨에게 “당신은 출입금지 명단에 올라 있다”며 건물에 진입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고, 강 씨에게 무단 침입 형사 경고장(Criminal Trespass Warning)을 발부하고 회관을 즉시 떠날 것과 또다시 한인회관에 들어온다면 체포한다고 명령했다.
경찰이 언급한 출입 금지자 명단은 불법 한인회장 이홍기 씨 측이 레터 사이즈 용지로 만든 것으로, 회관 입구 유리창에 출입 금지자 명단이라 게시하고, 사설 보안요원을 동원해 건물 전체의 출입을 막았다. 또 한명의 한인 여성이 회관 출입자를 확인하며 “이 사람은 출입 금지자”라고 보안 요원에게 알려 주기까지 했다.
출입 금지자 명단에는 (사진 참조) 강 씨를 비롯, 이홍기씨 체제를 비판하거나 대립해온 인사들과 일부 언론사 기자들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강 씨는 “나는 영구등재명부에 등록된 대한민국 국민으로, 합법적인 투표권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려고 갔을 뿐인데, 경찰이 사적인 명단을 근거로 입장을 막고 투표를 못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파견된 김훈태 재외선거영사도 함께 있어 김 선거영사가 중재 요청을 했으며,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강씨와 대립하던 이홍기 측 한인회 이사장이라고 주장하는 유진철씨 등이 경찰에 강씨의 투표소 출입을 허릭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이 건물의 관리 주체가 이 사람의 출입을 법적으로 금지했기 때문에 이 사람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또 “한인회관은 법적으로 사유재산이며 건물 관리주체가 특정인물의 출입금지를 요청하면 어떤 경우에도 출입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사장이라 자처한 유진철씨는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으로 이날 허리에 권총을 찬 채 강씨와 대립했는데, 조지아 주법은 투표소 반경 150피트(약 45미터) 이내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고, 한국의 관계법도 투표소에서 총기나 칼등을 휴대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법규 위반 논란까지 일고 있다.
강 씨는 “과거 내가 직접 공사하며 한인회관을 수리했고 코리안페스티벌과 같은 대형 한인 행사를 주도해왔던 공간에 출입도 하지 못하게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투표권마저 행사하지 못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 선관위에 오늘 투표를 방해한 사람들을 모두 신고할 계획”이라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현장에 있던 김성갑 전 한인회 정치참여위원장은 “중립적이어야 할 재외선거가 특정 세력의 사적 통제로 인해 방해받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선거관할 주체인 애틀랜타총영사관의 안일한 대응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과 갈등이 지속돼온 애틀랜타한인회관을 투표소로 지정한 결정 자체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됐다.
한편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애틀랜타와 앨라배마 몽고메리, 플로리다 올랜도, 노스캐롤라이나 랄리 등에 추가 투표소를 운영 중이지만 거리가 상당히 멀다.
강씨는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정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며 “출입이 막힌 애틀랜타한인회관이 아니라 3시간 가량 떨어진 앨라배마 몽고메리에서 투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애틀랜타 지역의 대표적인 한인 기업인 WNB팩토리 대표이자, 현재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 이사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4월 열린 제23회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조직위에서 현장운영본부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그는 최근 ‘2025 조지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 주민 (AAPI)’ 에 선정됐다.
<유진 리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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