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무너진 기둥을 치우는 구조대원들[AP=연합뉴스]
NYT, 지상주차장 기둥 철근부족 가능성 제기- ‘붕괴 원인 아니다’ 지적도
지난달 24일 무너진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를 지을 때 설계도에 적힌 것보다 철근을 적게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까지 최소 24명의 사망자와 121명의 실종자가 각각 나온 서프사이드 ‘챔플레인타워 사우스’에 건축상 결함이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프사이드 당국의 의뢰로 붕괴 원인을 조사 중인 포렌식 엔지니어 앨린 킬셰이머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옥외 지상 주차장 아래 콘크리트 슬래브와 건물의 수직 기둥들을 연결하는 데 사용된 철근의 양이 최초 설계에 나온 것보다 작을 수 있다고 밝혔다.
킬셰이머는 “철근 막대들이 설계 원안에서 요구하는 것과 다르게 배열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좀 더 가까이에서 잔해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공학아카데미 회원인 설계 전문가 샨카 나이어도 붕괴된 건물 서쪽에 있는 기둥 3개의 사진에서 보이는 철근과 설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 기둥은 지상 1층 주차장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소 2명의 목격자가 건물이 무너지기 몇 분 전 지상 주차장 일부가 먼저 붕괴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1979년 설계도는 수평 콘크리트 슬래브와 연결되는 다수의 수직 기둥에 위·아래 양방향으로 4개씩 총 8개의 철근을 심어야 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붕괴 후 일부가 파손된 주차장 기둥들에서 이보다 적은 수의 철근이 목격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이어는 “슬라브와 기둥을 연결하는 철근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론 기둥 속에 겉으로 보이지 않는 철근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철근이 조금 부족하다는 사실을 아파트 전체 붕괴의 원인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이 많다. 붕괴를 일으킨 어떤 문제의 여러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킬셰이머도 철근 부족이 아파트 붕괴 원인인지 아닌지를 평가하려면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돈 레먼 워싱턴대 구조공학 교수는 철근이 콘크리트로부터 깨끗하게 떨어져나와 매달린 장면을 근거로 콘크리트 부식, 접착력 약화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981년 완공된 이 아파트 건물은 지난 2018년 한 구조공학 기업으로부터 910만 달러(약 103억원) 규모의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