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4회 위기 찾아왔지만…집중타→무실점 반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팀의 라이벌이자 자신의 천적에 완벽하게 설욕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4)이 완벽한 호투로 보스턴 레드삭스전의 악몽을 말끔히 씻어냈다.
류현진은 18일(화)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의 호투로 토론토는 8-0으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한 달 전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류현진은 지난 4월 21일 보스턴 원정 경기에서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8안타를 허용하고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보스턴은 꾸준히 좋은 타격을 자랑하는 팀이다. 전날까지 타율 0.264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 OPS(출루율+장타율) 0.772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심기일전하고 돌아온 류현진 앞에서 보스턴의 불방망이는 물방망이가 됐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류현진에게서 2루타와 홈런을 뽑아낸 산더르 보하르츠는 이날 경기에서는 삼진 2개와 내야안타 1개에 그쳤다.
지난 대결에서 3루타 1개 포함 2안타를 친 보비 달벡도 이날은 삼진과 땅볼로 침묵했다.
위기 상황 대처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보스턴전에서는 4회 집중타를 맞고 무너졌다. 단타 2개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각 1개씩 내주며 4점을 대거 잃었다. 류현진이 한 이닝에 ‘사이클링 히트’를 허용하는 굴욕을 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4회초 유격수 보 비셋의 실책성 플레이로 1사 1, 3루가 됐을 때 라파엘 덴버와 크리스천 바스케스를 연달아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6회초에도 비셋의 실책으로 선두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누상에 나갔지만, 류현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자신의 무기인 제구력이 살아난 것이 보스턴을 잡아낸 비결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한 달 전 보스턴에 패했을 때는 “구속도 떨어지고 제구가 흔들려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고 아쉬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경기 후 “제 컨디션도 좋았고, 구종의 제구도 저번 경기와는 달랐다”며 “직구, 커브, 커터, 체인지업 4개 구종의 제구가 잘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류현진이 보스턴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인 2013년 1경기에서 5이닝 4실점, 2019년 1경기에서 7이닝 2실점(비자책)을 각각 기록했고, 2018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4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했다.
류현진이 보스턴을 극복해내면서 토론토는 더욱 신바람을 낼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2위인 토론토는 1위 보스턴을 0.5경기 차로 맹추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