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뉴저지 저지시티에서 바라본 뉴욕
“코로나19 극복 영웅들에게 보내는 경의”…뉴욕 전역에 관람인파
독립기념일인 7월4일이 되면 미국 전역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규모는 미국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가 주관하는 뉴욕의 불꽃놀이다. 1976년부터 매년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메이시스의 불꽃놀이는 TV로 생중계되는 화려한 이벤트다.
뉴욕 맨해튼뿐 아니라 이스트강 건너 브루클린, 허드슨강 건너 뉴저지주에까지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변칙적인 방식으로 치러졌다. 관람객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주일간 예고 없이 게릴라식으로 5분간 불꽃을 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올해 뉴욕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과 함께 일상을 회복하면서 메이시스는 사상 최대규모의 불꽃놀이를 예고했다.
미국의 건국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함께 축하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메이시스가 운영하는 맨해튼의 공식 관람 장소 외에 예년부터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곳으로 뉴욕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장소들은 4일 오전부터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특히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았다.
5살짜리 아들과 함께 공원에 온 안드레 세사는 “15개월간 가족과 함께 외출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아들이 답답해했다”고 설명했다.
세사 부부와 아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
세사는 “실내가 아닌 야외인 만큼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불꽃놀이 관람 장소는 인파로 북적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원 주차장에 모인 푸드트럭 앞에 늘어선 행렬 중에서도 마스크를 쓴 관람객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날 뉴욕은 한낮에는 비교적 강한 햇살이 내리쬐었다. 관람객들은 15개월 만에 되찾은 일상이 즐거운 듯 햇살을 개의치 않고, 밝은 표정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불꽃놀이는 9시25분 정각에 시작했다.
메이시스는 맨해튼과 브루클린 사이를 흐르는 이스트리버에 5대의 바지선을 띄워놓고 불꽃을 발사했다.
25분간 발사된 불꽃은 6만5천 발 이상이었다. 대부분 뉴욕의 고층 빌딩 높이와 맞먹는 지상 300m 상공까지 솟구쳐 올랐기 때문에 허드슨강 건너 뉴저지에서도 맨해튼 상공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장관이 목격될 수 있었다.
뉴욕의 상징 중 하나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위에서도 불꽃이 발사되자 관중들이 동시에 환호를 올리기도 했다.
주최 측인 메이시스는 올해 불꽃놀이의 주제는 ‘영웅들에게 보내는 경의’라고 밝혔다. 미국인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설명도 있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시민들은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싸웠다”며 “올해 불꽃놀이는 뉴욕시민과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