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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사관 습격? 한인 크리스토퍼 안, “미국서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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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안(연합뉴스)

스페인 법원, 폭행 등 체포영장 발부…당사자는 납치가장 망명 도우려다 실패 주장

미국서 범죄인 인도 재판 진행중…”스페인 인도시 생명 위험” 호소

‘북한 대사관을 불법으로 급습한 범죄자인가, 아니면 북한 외교관의 탈출을 도우려다 붙잡힌 억울한 활동가인가’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2일 WP에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에 관한 칼럼을 실었다.

“전직 해병대원이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을 도우려다 수십 년의 징역형에 직면해 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다.

크리스토퍼 안을 포함한 자유조선 회원 9명은 2019년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도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아직 검거되지 않았고, 가담자 중 체포된 이는 크리스토퍼 안 혼자다.

그는 2019년 4월 미국에서 체포된 뒤 그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현재 스페인으로 범죄인 인도를 할지에 관한 재판을 미국에서 받고 있다.

이 칼럼에 따르면 안은 당시 다른 이들과 함께 대사관 내 북한인들의 망명을 돕기 위해 납치극을 가장해 대사관에 잠입했지만 돌발상황이 생기는 바람에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렸다고 주장한다.

한국인 미국 이민자의 아들인 안은 2000년 미국 고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입대해 군 생활을 했고, 이후 대학 졸업장을 받은 뒤 기업 활동을 했다.

그러다 2009년 탈북자를 돕는 단체인 자유조선 설립자 에이드리언 홍 창을 만났고, 여력이 될 때마다 그를 도왔다.

자유조선은 2017년 독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등 남은 가족을 도피시킬 때 관여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안은 이 작전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안은 2019년 초 홍 창으로부터 스페인의 북한 외교관을 망명시키는 일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외교관 가족이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납치를 가장하자는 내용이었다.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들어가는 크리스토퍼 안
2019년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들어가는 크리스토퍼 안[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이 작전에 가담한 이들은 대사관에 들어간 뒤 직원들을 결박하는가 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화를 내동댕이치는 일도 있었다. 안이 맡은 임무는 망명하려는 외교관들의 걱정을 누그러뜨리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북한 여성이 2층에서 뛰어내린 뒤 스페인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이 어그러졌다는 게 안의 주장이다.

한 북한 외교관은 망명하기에 상황이 너무 위험해졌다고 결론 내렸고, 안을 비롯해 잠입한 이들은 대사관을 떠났다.

홍 창은 미국으로 돌아온 뒤 연방수사국(FBI)과 연락해 대사관에서 가져온 컴퓨터와 서류 등을 넘겼다.

안은 2019년 4월 홍 창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아파트를 찾았다가 미 사법당국에 검거됐고, 그해 7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결론적으로 크리스토퍼 안은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외교관을 감금, 폭행하는 등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스페인 법원의 체포영장 내용과 완전히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현재 안은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스페인으로 인도될 경우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호소한다.

이 칼럼은 FBI 역시 대사관 잠입뿐만 아니라 김한솔을 도운 전력 때문에 북한 요원이 크리스토퍼 안을 살해하려는 믿을만한 위협이 있다는 의견을 법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은 스페인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21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럼은 “안이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주려다 자신의 자유를 희생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씁쓸한 아이러니”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안의 범죄인 인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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